‘최소 5팀 관심’ 미국행 황재균, 어디에 착륙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16 05: 50

‘부담 적은 복권’ 5~6개 팀 관심 집중
보장액 100만 달러 이상-1년 계약 전망
황재균(30)이 돈보다는 꿈을 선택했다. 미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하며 국내 팀과의 FA 협상 테이블을 접었다. 이제 황재균의 차기 행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황재균은 15일 서울 모처에서 롯데 구단 관계자들과 만나 MLB 도전에 대한 뜻을 밝혔다. 황재균에게 거액의 제안을 한 롯데도 아쉽지만 선수 개인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황재균 측은 “선수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황재균은 지금이 MLB 진출의 적기이자 마지막 기회로 보고 그간 품었던 꿈을 좇았다.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 최근 시장 사정이 썩 좋지 않다. 황재균 측 관계자는 1월 초 “연봉조정에 나가면 800만 달러는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트레버 플루프가 1년 300만 달러 상당의 헐값 제안을 받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걱정했다. 실제 플루프는 MLB에서 이미 장타력을 과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다 최근에야 오클랜드와 계약을 맺었다. 구체적인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1년짜리 제안을 받아들였다. 황재균에게 좋을 것이 없는 선례다.
그러나 황재균은 돈보다는 꿈을 향한다는 생각이다. 자존심은 잠시 접기로 했다.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 신분과 마이너리그 신분일 때의 내용을 따로 두어 맺는 계약 방식)도 감수하기로 했다. 스프링캠프에서 경쟁해 25인 로스터에 당당히 승선한다는 계획이다. 오랜 기간 MLB 무대를 동경하며 꿈을 키워온 황재균은 이에 대한 충분한 각오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스플릿 계약이라고 하더라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한 관계자는 “이미 황재균이 계약의 가이드라인이 될 만한 수준의 충분한 제안들을 받았다. 절대적으로 큰 돈은 아니지만 최악은 아니기에 국내 팀들의 거액을 뿌리치고 도전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100만 달러 이상의 보장 금액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이대호의 스플릿 계약 당시 보장 금액이 100만 달러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다. 계약 기간은 1년이 유력하다.
계약 시장에서 몸을 낮추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좋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황재균의 경우는 득이 되는 분위기다. 설사 MLB에 올라오지 못한다고 해도 보장액만 주면 돼 큰 부담이 없다. MLB 팀들로서는 저렴한 비용에 긁어볼 만한 복권이다. 이에 MLB 팀들이 황재균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현지 쇼케이스(훈련공개행사)부터 3개 팀이 꾸준하게 관심을 보였고 지금은 5~6개 팀이 제안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질적 영입 절차에 들어간 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내야 백업 자원이 필요한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등 서부 팀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크며 현지 언론에서는 디트로이트와 밀워키의 이름도 나왔다. 경쟁이 붙으면 보장액이 올라갈 수도 있고, 팀 사정을 보면서 황재균이 선택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황재균 측 관계자는 “시장 및 팀 사정에 대한 조사는 이미 많이 한 상황”이라고 자신했다. 스플릿 계약의 경우 밀고 당길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아 이르면 이번 주에 계약 소식이 들려올 가능성도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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