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그리고 번즈' 롯데 내야진 재편의 키워드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1.16 06: 19

"고민이 많이 되네요."
롯데 자이언츠 내야진이 다시 끊임없는 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질 듯 하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진 공수의 핵심 축이었던 황재균(30)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하면서 내야진 재편이 필요하게 됐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던 황재균은 지난 15일 구단과의 면담을 통해서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 의사를 밝혔다. 황재균으로서는 보장된 국내 잔류시 보장된 거액의 계약을 마다하고 꿈을 향한 도전을 택했다. 황재균 개인적으로는 큰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롯데 구단 입장에선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황재균이 지난해 거둔 27홈런 113타점 97득점 OPS(출루율+장타율) 9할6푼4리의 생산력을 당장 채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 황재균이 터줏대감으로 군림했던 3루수 자리에도 큰 구멍이 생겼다. 
황재균의 미국 도전 소식이 들린 뒤 통화가 닿은 조원우 감독의 목소리에는 고민이 뭍어나왔다. 조원우 감독은 "갑작스럽게 고민이 많이 된다. (황)재균이 빠지게 되면서 선수층이 더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며 난감한 상황을 전했다. 그만큼 황재균의 빈 자리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의미다.
그동안 롯데 내야진 공수의 경쟁력은 타 구단들에 비해 약했다. 그나마 황재균이 버티고 있었기에 롯데 내야진의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황재균 없이 시즌을 보내야 한다. 
황재균 외에 확실한 주전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선수가 없는 상황이기에 조원우 감독의 고민도 늘어났다. 특히 새로운 외국인 선수인 앤디 번즈가 어느 포지션에 자리를 잡느냐가 관건이다. 번즈는 이미 '내야 멀티플레이어'로 발표가 된 선수. 그래도 2루수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구단은 더 강조했다. 황재균이 3루에 잔류할 것이라고 내다본 상황에서나 적용되는 얘기였다. 
조원우 감독은 "번즈를 일단 지켜본 뒤에 포지션을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번즈의 포지션을 아직 단정지을 수 없다는 얘기다. 번즈가 내야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다는 점은 팀에 장점이자 고민을 심화시킬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선수들과의 경쟁 체제는 불가피하다. 번즈가 3루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시에는 "정훈과 김동한이 2루에서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 조 감독의 말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3루 핫코너가 유력한 오승택의 자리가 매해진다. 여기에 "유격수 자리의 신본기와 문규현도 경쟁 대상이다"고 덧붙였다. 결국 번즈가 어느 포지션에 자리잡느냐에 따라 국내 내야진의 정확한 포지션도 결론이 날 전망이다.
결국 돌고 돌아 롯데는 내야진의 새판을 짜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주전 좌익수와 주전 1루수 자리에서 확고부동한 주전감을 찾지 못하고 헤매던 롯데였다. 롯데는 다시 고민의 늪에 빠졌다. /jhrae@osen.co.kr
[사진] 번즈(왼쪽부터)-오승택-김동한-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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