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엽-호준' 저물어가는 1970년대생, 마지막 불꽃 태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1.17 06: 32

이승엽에 이어 이호준까지, 프로야구 황금기를 이끌었던 1970년대생들이 하나둘씩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이승엽(41·삼성)이 일찌감치 2017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호준(41·NC)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두 선수는 1976년생 동갑내기다. 2월생인 이호준에 학교에 먼저 들어가 한 해 선배이지만 나란히 1990년대 중반 데뷔한 1970년대생들이다. 
그 유명한 92학번을 배출한 1970년대생들도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1974년생 이병규, 1977년생 홍성흔, 1978년생 정현욱이 차례로 은퇴했다. 1976년생 권용관, 1977년생 이정훈, 1979년생 김병현도 팀에서 방출 통보를 받아 은퇴했거나 은퇴 기로에 놓여있다. 

한국야구를 이끌었던 황금 세대였지만 흐르는 세월 앞에 장사 없었다. 지난해 이병규·홍성흔이 사실상 등떠밀려 유니폼을 벗는 과정에서 은퇴 시기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됐다. 2년 전 이미 은퇴 시점을 못박은 이승엽에 이어 이호준도 스스로 명예로운 은퇴 시기를 결정했다. 
대부분 팀들이 젊은 선수 위주의 육성으로 세대교체 흐름을 타고 있는 KBO리그에서 이제는 남은 1970년대생 선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얼마 없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승엽과 이호준을 제외하면 불과 10명밖에 되지 않는다. 
투수 최영필(KIA)이 1974년생 만 43세 최고령 선수로 건재를 알리고 있고, 야수로는 포수 조인성(한화)이 1975년생 42세로 뒤를 잇고 있다. 이어 1976년생 박정진(한화), 1977년생 송신영(한화), 1978년생 정대현(롯데) 김원섭(KIA), 1979년생 박한이(삼성) 박용택(LG) 마정길(넥센) 이정민(롯데) 등이 있다. 
두산·SK·kt는 아예 1970년대생 선수가 없다. 두산은 1980년생 정재훈, kt는 1980년생 김사율이 최고참이다. SK는 1981년생 트리오 박정권·조동화·이대수가 최고령으로 있다. 이호준이 은퇴할 NC도 그 다음이 1980년생 이종욱과 손시헌일 만큼 젊은 팀으로 구성됐다. 
비록 흐르는 세월을 막지 못하고 있지만 그라운드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준비가 되어있다. 이승엽과 이호준은 은퇴 시즌에도 여전히 팀의 중심타자를 맡을 것이다. 지난해에도 두 선수는 20홈런 이상 폭발하면서 녹슬지 않은 장타력과 결정력을 발휘했다. 이대로 은퇴하기엔 아깝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영필·박정진·마정길·이정민은 최근 몇 년간 불펜에서 꾸준히 제 몫을 하고 있는 마당쇠들이다. 16년 연속 100안타의 박한이, 5년 연속 150안타의 박용택은 꾸준함의 대명사다. 조인성은 역대 최고령 포수로 부활을 꿈꾸고 있고, 지난해 하향세를 보인 정대현·김원섭·송신영도 마지막이란 각오로 새 시즌을 준비한다. /waw@osen.co.kr
[사진] 이승엽-이호준(위), 최영필-조인성-박정진-정대현(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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