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세터 부재’ 흥국생명-기업은행의 고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17 19: 09

올 시즌 여자부 1·2위를 달리고 있는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은 17일 4라운드 맞대결에서 각자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 팀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주전 세터의 몸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주전 세터 조송화의 왼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는 나서지 어려웠고 앞으로도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IBK기업은행도 시즌 내내 100% 컨디션을 찾지 못한 베테랑 김사니의 몸이 힘겨웠다. 1세트만 뛰고 2세트부터는 아예 경기에서 빠졌다. 5·6라운드 잔여 일정이 있는 만큼 무리시키기 어려웠다.
이에 양팀 코트에는 낯선 선수들이 나왔다. 흥국생명은 백업 세터인 김재영이 나왔다. 김재영은 은퇴 후 한동안 프로에서 떠나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에 합류한 선수. IBK기업은행은 2세트부터 이고은과 김하경이 번갈아가며 나왔다. 세터는 공격수들과의 호흡이 생명이고, 그 호흡은 수많은 연습과 시행착오에서 나온다. 이들도 팀의 일원으로 훈련에는 참가하긴 하지만 실전 경험이 많다고 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승부도 알 수 없는 양상으로 이어졌다.

갑작스레 코트에 나온 김재영은 국내 주공격수인 이재영과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이재영은 높이보다는 스피드로 승부하는 스타일. 이에 맞춰 빠르게 토스를 올려줘야 했는데 쉽게 호흡이 맞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이재영의 이날 공격 성공률은 26.92%에 불과했다. 물론 이재영의 컨디션도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역시 호흡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속공수와의 호흡도 문제가 드러났다. 김수지는 11점에 29.16%, 김나희는 4점에 40% 성공률이었다.
다만 높은 공을 잘 처리하는 외국인 선수 러브와는 비교적 손발이 잘 맞았다. 세트를 거듭할 수록 조금씩 안정을 찾아간 김재영도 러브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러브는 이날 블로킹 3개를 포함해 34점을 올리며 양팀 통틀어 최다 점수를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31.22%의 낮은 공격 성공률에도 불구하고 20점 이후 힘을 낸 러브의 활약에 힘입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IBK기업은행도 고전했다. 이고은 김하경이 번갈아가며 뛰었지만 이정철 감독의 마음에 딱 드는 선수는 없었다. 2세트에는 이고은, 3세트에는 김하경, 4세트에는 다시 이고은이 선발로 나갔다. 리쉘이 29점(성공률 39.70%)로 분전했지만 4세트 막판 해결사 몫을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박정아(21점) 김희진(11점)의 공격 성공률도 떨어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특히 승부처에서 확실한 세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 패착이었다.
경기는 흥국생명이 이기기는 했지만 100%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조송화의 빠르고 정상적이 복귀가 중요해졌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조송화의 부상 전력은 걸린다. IBK기업은행도 베테랑 김사니의 컨디션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한 한 판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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