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세 '스마트홈', 국내 방어 나선 통신3사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7.01.18 07: 09

스마트홈이 글로벌 대세로 떠올랐다.
이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세계최대가전전시회 'CES 2017'에서도 드러났다.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을 앞세운 글로벌 업체들의 움직임은 막연했던 스마트홈 생태계의 단면을 보여줬다.
이 중 아마존이 이끈 음성인식 분야는 단연 돋보였다. 아마존은 음성인식 서비스 '알렉사'를 내세워 각 업체와의 전방위에서의 협업을 앞세워 공식 부스 없이도 가장 큰 이슈를 만들어냈다. 특히 각 분야에서 보이지 않는 음성이 스피커 형태를 거치면서 어떻게 기기를 작동시키고 활용될 수 있는지 눈으로 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국내도 스마트홈의 기본이 되고 있는 음성인식 서비스에 대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무엇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홈, 아마존의 에코,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등 외산 음성 서비스가 있지만 언어 문제 등으로 국내 시장에는 아직 영향력이 덜하다.
SK텔레콤이 지난해 8월 통신 3사 중 제일 먼저 AI 기반 음성서비스 '누구(NUGU)'를 선보였다. 아마존처럼 스피커에 담긴 누구는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점점 진화한다. 음성인식 기술과 AI 엔진을 통해 점점 똑똑한 대화상대이자 비서가 돼간다는 것이다.
누구는 스마트홈과 연동, 음악 스크리밍 서비스를 통해 노래를 듣거나 TV, 조명 등 가전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사용자는 날씨와 일정 기본적인 정보는 물론 차차 데이터가 쌓이면 다양한 편의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자 KT가 움직였다. KT는 지난 17일 '기가 지니'를 공개, 스마트홈 시장 확대를 본격적으로 알렸다. 흥미로운 것은 KT가 내놓은 '기가 지니'가 단순한 스피커가 아니란 것이다.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IPTV 사업자인 만큼 TV를 중심에 뒀다.
'기가 지니'는 셋톱박스다. 그렇지만 하만카돈 오디오와 제휴, AI를 담고 있는 스피커이기도 하다. 아마존이 음성서비스를 스피커로 담아냈다면 KT는 좀더 나가 TV 화면을 통해 시각적인 효과까지 함께 표현해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다시말해서 '기가 지니'는 사용자들이 가장 익숙면서도 중심이 되는 TV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AI라는 혁신을 새롭게 추가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는 장점을 지닌 셈이다. 거꾸로 TV가 없으면 스피커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SK텔레콤의 누구도 음성인식으로 IPTV와 연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KT는 TV와 직접 연동돼 있다는 점에서 '기가 지니'와는 구분이 된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나 플랫폼으로도 연결돼 확연히 다를 것이란 설명이다.
쉽게 말해 SK텔레콤은 '누구'라는 플랫폼을 새롭게 가미한 것이라면 KT는 셋톱박스 '기가 지니'를 통해 기존 플랫폼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스마트홈 생태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IPTV 가입자를 이용할 수 있는 KT가 좀더 영리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기가 지니'가 음성서비스인 만큼 우선 음성인식 기술이 관건이다. KT는 자체 개발 알고리즘을 통해 적용된 '기가 지니'가 최근 딥러닝 기반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자연어 처리 능력이 90%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수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KT는 경쟁사의 '누구' 발표에도 5개월여를 기다렸다는 것이다. '누구'나 '기가 지니' 모두 업그레이드는 각 기기별로 따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펌웨어를 통해 일괄적으로 적용된다.
LG유플러스도 중요성을 인식, 지난해 말 AI 서비스 사업부를 신설한 상태다. 이 사업부는 70여명 규모로 인력을 배치했으며, 서비스, 플랫폼, 디바이스 전담 조직을 두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첫 AI 관련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급하게 마음먹기보다 제대로 된 제품을 내놓자는 생각"이라며 "7~9월 정도에 첫 제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현재 홈 IoT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음성명령을 통해 집안의 다양한 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작년 2월 IoT 기기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U+tv 우퍼(woofer)를 선보인 바 있다.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통신 3사가 적극적으로 나서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결국 글로벌 업체들의 본격적인 공략이 있기 전까지 얼마나 완성도를 높이고 생태계를 굳건하게 만들어 놓느냐가 관건이다.  /letmeout@osen.co.kr
[사진] 위로부터 CES 2017의 포드 부스에 등장한 아마존 에코.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KT 기가 지니, SKT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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