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는 왜 김주형을 2017 키맨으로 꼽았나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1.18 13: 00

"김주형이 키맨이다". 
김기태 감독이 생각하는 2017 KIA 타선의 키맨은 단연 김주형(32)이다. 이미 행동으로 마음을 보여주었다. 첫 번째는 작년 11월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김주형에게 열정을 쏟았다. 말 그대로 자나깨나 김주형이었다. 매일 볼을 던져주며 타격을 지도했고 잠시 담배를 피우다가도 김주형이 라이브배팅을 시작하면 달려가곤했다.
두 번째는 브렛 필을 과감하게 재계약 하지 않았다. 대신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를 영입했다. 1루를 비워놓기 위해서였다. 비어있는 1루의 주인은 김주형과 서동욱이었다. 두 선수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고 1루 수비를 탄탄하게 만들어놓으려는 의도도 컸다.

세 번째는 김기태 감독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타순이었다. 새해 초에 김 감독은 타선에 대해 희망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우선 버나디나 김선빈을 테이블세터진에 놓는다. 김주찬, 최형우, 이범호, 나지완의 FA4를 중심에 포진시킨다. 이어 김주형과 안치홍을 7~8번에 배치하고 9번 포수자리는 한승택 혹은 이홍구가 담당한다.
물론 타순은 바뀔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이 가운데 김주형을 키맨으로 꼽았다. 10년 넘게 전임 감독들의 애간장을 태우며 잠재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김주형이 작년 19홈런을 때렸다. 데뷔 처음으로 2군을 한 번도 내려가지 않았고 억대 연봉까지 챙겼다. 잠재력 폭발 희망을 보였다.
김기태 감독은 "올해 김주형의 활약이 중요하다. 주형이의 타격은 충분히 25홈런 이상을 때릴 수 있다. 주형이가 제몫을 한다면 타선의 힘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25홈런을 터트린다고 가정해보자. KIA 타선은 상대에게 엄청난 위압감을 줄수 밖에 없다. 
김기태 감독의 기대감은 어느때보다 높다. 그렇다고 주전을 그냥 차지하기는 쉽지 않다. 김주형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서동욱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물론 김주형은 내야의 모든 포지션, 서동욱은 우익수까지 가능해 활용도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 누구든 자리를 비우면 대신 나가거나 경기 도중 포지션을 옮길 수 있다.
김주형을 중용하려는데는 다른 노림수도 있다. 김주형은 올해 32살이다. 중심타자들인 최형우는 35살, 이범호와 김주찬은 36살이다. 이들 가운데 향후 빈틈이 생기면 김주형이 메워주어야 한다. 김주형이 올해를 기점으로 중심타자까지 발돋음해야 지속가능한 타선을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김주형도 김 감독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 가을 죽도록 훈련에 매진했다. "2017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면서 누구보다도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기다리고 있다. 타선 운명의 키를 쥐고 있는 김주형. 야구인생에서 가장 큰 승부, 그리고 진짜 도전을 하기 시작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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