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잔치’ 넥센, 순탄한 연봉협상 비결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18 13: 00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넥센이 비교적 순조롭게 연봉협상을 마무리했다. 아직 연봉협상 결과가 공개되지 않은 팀들이 적지 않지만 인상률만 놓고 보면 리그 최상위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넥센은 지난 16일 최후의 미계약자였던 고종욱을 마지막으로 2017년 연봉계약대상자 52명 전원과 계약을 완료했다. 아직 7개 구단의 연봉 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리그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연봉 협상을 끝낸 축에 속한다. 구단 관계자는 “큰 진통 없이 연봉협상이 마무리됐다”고 돌아봤다.
요약하면 성과 잔치였다. 넥센은 연봉협상에서 신상필벌의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잘한 선수들은 그만큼 포상하는 것이 원칙이다. 포상도 화끈하다. 과거에도 박병호 서건창 등의 연봉이 기록적으로 오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넥센 선수들도 이러한 구단의 방침을 잘 알고 있다.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오고, 기회를 잡아 잘 하면 그만큼 보상이 따른다”는 것이 팀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

넥센은 비록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객관적 전력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가을잔치에 나가는 대성과를 거뒀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공이 컸던 선수들의 연봉이 대폭 뛰었다. 그 결과 팀 전체 연봉도 많이 올랐다. 올해 계약 대상자 52명의 지난해 총액은 36억9500만 원이었으나 올해는 45억5800만 원이 됐다. 23.4%의 인상률인데 업계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폭으로 보고있다. 
넥센 관계자는 “김민성 고종욱의 계약이 늦게 끝났지만 선수 개인 사정으로 협상이 다소 늦게 시작됐다. 발표가 늦게 났지만 협상 기간을 생각하면 예년과 같은 수준이었다”라면서 “기본적인 기록뿐만 아니라 경기 중요도에 대한 공헌도까지 세세하게 평가해 연봉을 산정했다. 최근 널리 쓰이고 있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도 참고했다. 특히 수비에 비중을 뒀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수비율이 좋은 선수들은 그만큼 대우를 받았다. 소위 말하는 클래식보다는 세이버매트릭스 쪽에 가까운 연봉 산정이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체계적인 틀에 소외될 수 있는 기록까지 꼼꼼하게 챙겼으니 불만의 여지가 크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넥센은 이번 연봉협상에서 50% 이상의 인상률을 기록한 선수가 총 11명에 이르렀다. 한국시리즈에 나간 NC가 6명이었으니 넥센의 연봉협상 기류를 잘 대변한다. 5000만 원 이상이 오른 선수도 8명이나 됐다. 리그 최하위에 머문 kt는 5000만 원 이상 인상자가 단 하나도 없었다.
지난해 신인왕에 빛나는 신재영이 무려 307.4% 오른 1억1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고, 박정음(144.4%), 박주현(103.7%), 김상수(100%)까지 4명이 100% 이상 인상률을 기록했다. 신재영 김상수 이보근 고종욱은 억대 연봉에 진입하기도 했다.
5000만 원 이상 오른 선수도 적지 않았다. 김민성이 2억2000만 원에서 3억7000만 원으로 1억5000만 원이나 연봉이 올랐다. 그 외에도 서건창이 1억4000만 원, 김세현이 1억1000만 원, 신재영이 8300만 원 인상되는 등 전체적인 오름폭도 컸다는 평가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팀의 핵심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고 넥센은 연봉으로 선수들의 공에 보답했다. 이는 다른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선순환을 예상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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