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토크] 정우성 "내가 꼭 주인공일 필요는 없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1.18 11: 43

 배우 정우성은 언제나처럼 솔직하고 유쾌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진지한 자세로 작품성과 그 안에 담긴 메시지에 대해 전했고, 동료 배우나 자신의 외모 칭찬에 대한 주제로 넘어가면 만면에 미소를 띠며 농담을 이어나갔다. 여자는 물론 남자가 봐도 멋있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정우성은 1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예매율 1위를 한 게)통쾌하다.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잘 되길 바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며 “꼭 1위를 해야 된다. 적어도 2위를 해야 한다는 것보다 각각의 영화가 갖고 있는 본질과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게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 개봉한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갖고 싶었던 검사 박태수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드라마 영화다.

한재림 감독에 따르면 그동안 사회적 약자를 통해 대한민국의 부조리함을 드러내며 메시지를 전달했던 영화들과 달리 '더 킹'은 대한민국에서 군림하는 권력자들의 민낯을 들춰내고,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사회가 가진 부조리함을 담아냈다. 포스터에 적힌 대로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국민’이라는 답변을 이끌어낸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박태수 역을 맡은 조인성이다. 전라도 목포에서 양아치로 자란 그가 권력의 맛을 느끼고 열심히 공부해 서울대에 입학하고, 이후 한 번에 사법고시를 패스해 검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전두환 정권부터 박근혜 정권까지의 현대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정치 애호가들에게도 호감 있게 다가선다.
권력 설계자 한강식을 맡은 정우성은 영화가 박태수를 중심으로 다루는 것에 대해 "작품을 위해서는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감시자들’ 때도 제가 주인공은 아니었다. 영화라는 게 모두가 같이 했을 때 하나의 완성품이 나온다”며 “‘더 킹’의 한강식을 맡음으로서 내 충분한 몫이 있겠구나 싶었다. 내가 꼭 주인공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정우성스러운 걸 표현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연기 철학을 전했다.
그러면서 '정우성스럽다'는 표현에 대해 “배우 정우성이 갖고 있는 캐릭터를 작품에 투영한다는 게 정우성스럽다는 것”이라고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사실 정우성은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인기 스타로서 예민할 수 있는 정치적인 발언도 가감없이 이야기 하는 대범함을 지녔다. 그의 당당함과 적극성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고, 또 호응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영화 ‘아수라’ 단체 관람 현장에서 그는 ‘박근혜 앞으로 나와’라고 외치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꼬집는 이른바 ‘사이다 발언’을 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정우성은 이에 “정치적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상식을 얘기하는 건데 정치적 발언이라고 이해되는 게 잘못”이라며 “상식이 안 통하니 스트레스를 받고 서로에게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상식적인 발언을 하면 이상하게 취급한다. 그러면 암 생긴다.(웃음) 의도라기보다 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성의 인생철학과 정우성스러움이 명확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정우성은 특히나 함께 한 배우들 사이에서 의리가 있기로 유명하다. 앞서 조인성과 류준열은 선배 정우성 덕분에 캐릭터를 잡고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배성우까지 네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력과 제작진, 감독의 노력이 더해져 시대를 아우르는 싱크로율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후배들의 칭찬에 정우성도 화답했다.
“조인성은 조인성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이 있다. 남자가 봐도 매력적이다. 조인성스러우니까.(웃음). 준열이는 굉장히 새롭다. 배우들이 탐낼 수 있는 외모다. 비슷한 외모를 가지면 (배우들끼리)경쟁하기 힘들다. 근데 그 친구는 자신만의 매력이 있다. 그 나이에 맞지 않게 전체적으로 통찰하려는 노력도 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다.”
‘더 킹’은 이날 오전 11시 38분을 기준으로 11만 80명의 예비 관객수를 모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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