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타임머신] 차우찬, LG 투수 FA 악몽 지울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18 13: 00

LG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프리에이전트(FA)로 풀린 우규민을 놓쳤다. 그러나 반전 카드를 준비하고 있었다. 삼성에서 FA로 풀린 좌완 차우찬(30)을 영입하겠다는 면밀한 계획을 짠 끝에 그를 잠실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투자 금액은 무려 4년 총액 95억 원이었다.
야구계에서는 “보장 금액이 95억 원이고, 그 외 옵션을 합치면 4년 기준 총액이 100억 원을 훌쩍 넘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순조롭게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는 LG로서는 그 방점을 찍어줄 확실한 카드로 차우찬을 지목한 것이다. 투자 금액을 고려하면 LG가 차우찬에게 기대하고 있는 성적은 안정적인 두 자릿수 승수다. 국내 선발이 점차 희귀해지는 상황에서 이 정도 성적이라면 팀의 든든한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런 차우찬은 또 하나의 과제와도 싸울지 모른다. 바로 LG의 FA 투수 역사다. LG는 지금껏 적지 않은 투수를 외부 FA 시장에서 수혈했다. 그러나 성과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차우찬이 이런 LG의 아픈 역사를 지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 진필중(2004년, 4년 옵션 포함 총액 30억 원)
2001년 당시 정상급 3루수였던 홍현우를 FA 시장에서 영입했다 쓰라린 실패를 맛본 LG는 2004년 다시 FA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상자는 진필중이었다. 1995년 OB에서 프로에 데뷔한 진필중은 1999년 36세이브, 2000년 42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LG도 이런 진필중의 능력을 믿고 가량이 하락세를 걷고 있었던 선수에 거액을 투자했다. 하지만 진필중은 입단 이후 한 번도 LG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상훈의 트레이드로 팀의 고정 마무리가 된 진필중은 2004년 34경기에서 15세이브를 기록했으나 평균자책점이 5.23까지 치솟았다. 2005년에는 3승7패 평균자책점 5.82, 2006년에도 25경기에서 3패2홀드 평균자책점 3.95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 2005년에는 선발로 전향했으나 역시 성과가 좋지 않았다. 2007년에는 1군 기록조차 없었고 결국 이 시즌 뒤 방출됐다. 그 후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자 하는 뜻을 드러냈으나 끝내 실패했다.
▲ 박명환(2007년, 4년 옵션 포함 총액 40억 원)
선발진이 빈약해 고전을 면치 못하던 LG는 2007년 승부수를 던진다. 라이벌 구단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박명환을 FA 시장에서 영입한 것이다. 빠른 공과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박명환은 1998년 14승, 2002년 14승, 2004년 12승, 2005년 11승을 거두는 등 통산 100승을 향해 달려가던 투수였다. 30세로 그렇게 나이가 많은 편도 아니었다. 2006년 팀의 두 자릿수 승수 투수가 단 한 명(심수창 10승)밖에 없었던 LG였다. 자연히 팬들의 기대감도 한껏 부풀어 올랐다.
첫 해는 좋았다. 박명환은 2007년 27경기에서 155⅓이닝을 던지며 10승6패 평균자책점 3.19로 활약했다. LG의 투자가 성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그 후로는 어깨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박명환은 어깨 부상으로 재활과 투구를 반복하는 등 2008년과 2009년 합쳐 9경기 출전에 머물렀고 한 번의 승전보도 전하지 못했다. 계약기간 마지막 해인 2010년에는 15경기에서 4승6패 평균자책점 6.63을 기록했다. 4년 통산 성적은 51경기에서 14승16패 평균자책점 4.79였다. 같은 기간 박명환보다 더 많은 승수를 기록한 리그 전체 투수는 50명이 넘었다.
▲ 정현욱(2013년, 4년 총액 28억6000만 원)
정현욱은 삼성 불펜의 중심이었다. 개인적인 시련이 있었으나 2008년 53경기에서 127이닝을 던지며 10승4패 평균자책점 3.40의 맹활약을 펼치고 전성기를 열었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역투를 거듭해 ‘국민 노예’라는 애칭을 얻었다. 박명환 이후 FA 시장에 미지근했던 LG도 불펜 강화를 위해 정현욱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정현욱은 2008년 이후 이적 직전인 2012년까지 모두 6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꾸준함도 과시했다. 불펜 투수에게 4년 계약을
그러나 정현욱의 잠실 생활도 순탄치는 않았다. 첫 해 54경기에서 16개의 홀드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했다. 다만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갈수록 공헌도가 떨어졌다. 2014년도 성적이 좋지 않았고 팔꿈치 수술 후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 후 위암 투병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이는 정현욱의 2015년 시즌을 통째로 뺏는다. 2016년 말 감격의 1군 복귀를 이뤘으나 이미 전성기는 끝난 상황이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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