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화랑' 삼맥종, 박형식이라서 다행이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7.01.18 17: 45

"꿇어라. 네 주군이다."
'삼맥종 앓이'는, 너도 나도 현재진행형이다.
KBS 2TV 월화드라마 '화랑'(극본 박은영, 연출 윤성식 김영조)은 여느 드라마들과 마찬가지로 삼각 로맨스가 엇갈린다. 아로(고아라 분)와 무명(박서준), 그리고 삼맥종(박형식)이 그 주인공들.

초반부터 저울의 기울기는 한쪽으로 쏠렸다. 부득이한 상황으로 인해 남매 설정으로 마주했던 아로와 선우는, 억누르던 감정을  지난 17일 드디어 분출시켰다. 갑작스런 고백과 기습 입맞춤이 쌍방간에 이뤄진 것.
그에 비해 삼맥종은 늘 직진이다. 애정의 표현도, 키스도 늘 일방통행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 처음에는 '얼굴 없는 왕'이라는 자신의 신분을 숨긴다는 사실로 불편해했고, 우연한 계기로 이를 아로가 알게 됐다는 사실에 오히려 기뻐하기도 했다.
이때문에 아로가 지소(김지수)에게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해도,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각오로 지켜낼 의지가 확실하다. "꿇어라 네 주군이다", "이 아이는 내 백성입니다. 그러니 지켜야겠습니다"라는 대사가 아로를 향한 삼맥종, 아니 진흥의 마음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죽은 친구와의 약속, 친구 아버지와의 약속 등으로 자신의 감정을 고민했던 무명과는 다른 태도다. 직진 사랑법.
자신에게 마음을 제대로 열지 않는 아로를 향해 무작정 일방으로 질주하거나, 자칫 오글거릴 수 있는 대사를 내뱉어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이는 오롯이, 삼맥종을 연기해내고 있는 박형식의 힘이다.
삼맥종의 캐릭터는 복잡하다. 어머니 지소에 억눌려 '왕'이라는 신분에서도 제대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펼쳐내지 못하는 무력한 모습을 그려내야 한다. 보는 이의 모성애도 자극해야 하고, 자신의 의지로 뭔가를 할 수 없는 것으로는, 현 세대의 공감도 만들어 내야한다.
그 뿐이랴. 극이 진행되면 차츰 신라의 성군으로 성장하는 과정도 소화해야 한다. 아이돌로서 연예계 첫발을 내디뎌, 예능에서는 '아기 병사'로, 또 드라마 속 여러 캐릭터들을 하나 둘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며 배우로 차곡차곡 성장한 박형식이었기에 가능한 인물이 바로 삼맥종이다. 그러니 삼맥종이 박형식이라서 참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화랑'을 위해서도, 거기에 몰입해야하는 시청자를 위해서도. / gato@osen.co.kr
[사진] '화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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