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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쎈 테마] BABIP로 본 2017시즌 주목해야 할 선수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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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야구통계의 발달은 분석에 그치지 않고 예측의 영역으로 확장됐다. 대표적인 기록이 바로 BABIP이다. 

BABIP(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는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을 의미한다. 계산 공식은 '(안타-홈런)/(타수-삼진-홈런+희생플라이)'. 수비수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홈런, 삼진을 제외한 인플레이 타구에는 '운'의 요소가 작용한다. BABIP가 높으면 타자에겐 행운, 투수에겐 불운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누적이 쌓일수록 평균에 수렴하는 기록이라 전년도 성적에 따라 미래를 예측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 투수, 장원삼 부활-박희수 위험?
지난해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에서 BABIP가 가장 높은 투수는 김재윤(kt)이었다. 피안타율은 2할8푼4리였지만 BABIP는 무려 4할2리에 달했다. 리그 평균 BABIP(.331)를 크게 웃돌았다. 2015년에도 피안타율(.266)-BABIP(.426) 차이가 컸다. kt 수비의 도움을 잘 받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BABIP로 볼 때 김재윤은 올 시즌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선발투수 중에선 장원삼(삼성)의 BABIP가 3할7푼으로 양훈(넥센·.387) 다음으로 높았다. 장원삼은 피안타율도 3할4푼3리로 70이닝 이상 투수 중 가장 높았지만 BABIP은 그 이상으로 데뷔 후 개인 최악의 수치였다. 그에 앞서 2015년은 BABIP가 3할2리로 130이닝 이상 투수 23명 중 7위로 리그 평균(.326)보다 낮았다. 운이 따른 시즌이었고, 평균자책점 5.80으로 10승을 했다. 통산 BABIP가 2할9푼8리로 3할 미만인 장원삼의 기록이 평균에 수렴한다면 어느 정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지난해 BABIP가 낮았던 투수들은 올 시즌에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50이닝 이상 투수 중 BABIP가 가장 낮은 투수는 박희수(SK)로 2할4푼4리에 불과했다. 실제 피안타율도 2할1푼4리로 같은 조건에서 두 번째 낮았다. 불운이라고 할 것도 없이 박희수의 투구 자체가 좋았지만, 통산 BABIP가 2할7푼9리란 점에서 올해 지난해보다 기록 상승 여지는 있다. 지난해 9이닝당 탈삼진이 6.1개로 통산(9.2개) 기록보다 하락세였던 박희수에게 BABIP의 상승 가능성은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선발투수 중에선 마이클 보우덴(두산)의 BABIP가 2할8푼8리로 가장 낮았다. 피안타율도 2할3푼9리로 규정이닝 투수 중에서 최저였던 보우덴은 기록이 1년밖에 없어 쉽게 예측이 어렵다. BABIP 속성상 올해는 조심해야 할 시즌이지만 지난해 탈삼진 1위(160개)이자 그물망 두산 수비진의 도움을 받는 보우덴이라면 BABIP 예측을 충분히 빗나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타자, 김태균 클래스-김용의 위험?
지난해 규정타석 BABIP가 가장 높은 타자는 김태균(한화)으로 4할1푼을 찍었다. 유일한 4할대 BABIP를 기록한 김태균은 시즌 타율도 3할6푼5리로 이 부문 2위였다. 그는 통산 BABIP가 3할6푼3리로 3할 아래 떨어진 적이 없다. 지난해 BABIP가 높았다고 해서 급락할 일은 없을 것이란 의미. 다만 2014년에도 BABIP 1위(.405)를 기록한 뒤 2015년 3할4푼6리로 떨어진 적은 있다. 하지만 KBO리그에 최고 수준으로 빠른 속도의 강한 타구를 뿜어내는 김태균 특성상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김태균처럼 표본이 많은 타자라면 BABIP가 높다고 해서 다음해 성적이 떨어질 것으로 걱정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누적이 적은 선수는 변동 폭이 클 수 있다. 지난해 3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김태균 다음으로 BABIP가 높은 타자가 김용의(LG)란 점은 그래서 흥미롭다. 지난해 BABIP 3할9푼9리로 시즌 타율(.318)보다 월등히 높았다. 김용의의 통산 BABIP는 3할3푼9리. 평균에 수렴하는 BABIP 속성에 따르면 올 시즌 김용의는 하락세가 불가피하다. 올해도 비슷한 BABIP 수치를 찍는다면 운의 요소를 걷고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BABIP가 가장 낮은 타자는 박동원(넥센)의 2할8푼7리였다. 시즌 타율(.248)도 규정타석 타자 55명 중 최저였다. 수치를 보면 올 시즌 반등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통산 BABIP를 보면 달라진다. 박동원의 5시즌 통산 BABIP는 2할9푼4리로 3할이 안 된다. 평균에 수렴하는 BABIP 특성상 어느 정도 상승은 하더라도 큰 폭으론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가능하다. 어차피 박동원은 고타율보다 일발 장타력으로 승부하는 타자다. 

박동원 다음으로 BABIP가 낮은 타자는 의외로 이범호(KIA)였다. 시즌 타율은 3할1푼으로 규정타석에서 29위였지만 BABIP는 2할9푼2리로 54위, 뒤에서 두 번째였다. 가장 괴리감이 보인 기록이었다. 통산 BABIP가 2할8푼3리로 원래 기록 자체가 높지 않은 이범호이지만 지난해에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운이 많이 따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개인 최다 33홈런 108타점을 올린 것은 의미 있다.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waw@osen.co.kr

[사진] 김재윤-장원삼-박희수-보우덴(위), 김태균-김용의-박동원-이범호(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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