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SK 프리뷰 2] ‘다시 찾은 미소’ 2017년, 진짜 박희수가 온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19 13: 00

SK 마무리 박희수(34)는 선한 미소의 소유자다. 그러나 최근 2년간 그 미소를 찾아보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자신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이었다. 어깨 부상으로 1년 넘게 재활에 매달려야 했고, 복귀 후에도 항상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머릿속에 자리했다. 애써 불안감을 감추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 박희수를 바라보는 관계자들도 조마조마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2016년은 박희수가 그런 불확실성에서 탈출한 한 해였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고, 시즌 중반 잠깐의 무릎 통증을 제외하면 1군을 지켰다. 성적도 따라왔다. 51경기에서 54⅔이닝을 던지며 4승5패26세이브 평균자책점 3.29의 성적을 냈다. 마무리 수난시대의 KBO 리그에서 안정감을 보여준 몇 안 되는 클로저였다. 개인 최다 세이브(2013년 24세이브) 기록도 갈아치웠다. 그래서 그럴까. 박희수의 얼굴에도 다시 미소가 돌아왔다.
박희수는 “부상 후 복귀 첫 시즌이어서 지난해에는 이래저래 부담이 됐다. 다만 부상 없이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목표였던 30세이브를 이루지는 못했고, 팀 성적이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시즌을 무사히 마쳤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의의를 두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 시즌을 건강하게 마쳤다는 것. 누구에게는 으레 있는 일이지만 어깨 통증에 시달렸던 박희수에게는 그 자체가 소중한 일이었다.

꼭 성적에 대한 안도감 때문만은 아니다. 올해에 대한 희망을 엿봤기에 가능한 미소다. 박희수는 2016년 최대 성과에 대해 성적보다 자신감을 뽑는다. 박희수는 “안 아프고 경기에 뛸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어깨에 대한 불안감은 떨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그래도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기”라고 지난해를 정리한다. 지난해 예열을 마친 만큼, 올해는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자신감도 찾았다. 박희수의 시선은 이제 미래를 향한다.
전성기 박희수와 지난해 박희수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구속이었다. 부상 전에는 평균 142~143㎞ 정도의 구속이 나왔다. 아주 빠른 공은 아니지만 예리한 제구와 리그 정상급의 회전이 동반된 공이라 위력이 더했다. 지난해도 회전은 여전히 좋았다. 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의 PTS 자료에 따르면, 박희수의 초당 회전수는 41로 리그 평균(36.8)을 훨씬 상회했다. 다만 평균구속은 134.9㎞까지 떨어졌다.
구속이 떨어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제구로 승부를 해야 했다. “가운데 몰리면 큰 것을 허용할 수 있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타석당 투구수가 많아진 것도, 볼넷이 많아진 것도 다 이와 연관이 있었다. 박희수는 “다친 후로 불안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초반에는 몸을 사린 것도 있었다. 구속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어쨌든 경기 마무리를 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팔각도도 어깨에 부담이 되지 않게 수정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건강을 확인한 만큼, 이제는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박희수는 “팔각도도 시즌 초반에는 신경을 썼는데 올해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생각이다. 구속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깨에 자신감이 없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구속이 더 올라온다면 박희수는 예전의 모습을 점차 찾아갈 수 있다. 그 자체가 리그 최고의 왼손 불펜의 귀환을 의미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잊히던 이름을 다시 부각시킨 2016년이라면, 2017년은 진짜 박희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른다.
2017년 프리뷰
트레이 힐만 감독이 불펜 운영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계산하기 어렵다. 그러나 현재 SK의 불펜 투수 중 마무리 보직이 주는 중압감을 가장 잘 이겨낼 수 있는 선수가 박희수라는 데는 이견을 달기 어렵다. 경험도 풍부하고, 몸 상태도 점차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올해도 가장 마지막 팀 불펜의 문을 여는 선수가 될 것이다. 부상이 없다는 전제 하에 언제든지 30세이브 마무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충분한 검증을 마쳤다. SK 역사상 세이브 최다 기록은 2003년 조웅천과 2012년 정우람의 30세이브. 돌파도 기대해 볼만한 가운데 구단 역사상 두 번째 2년 연속 20세이브 이상은 무난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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