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4월 내로 '우승자 의무 출전 규정' 손 본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1.20 05: 30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선수들의 발목을 잡고 있던 '디펜딩 챔피언 의무 출전 규정'을 2017시즌 국내 개막전이 열리는 4월 초 전에 손질한다.
'남달라' 박성현(24)이 단초가 됐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도전을 선언했다. 지난해 11월 6일 팬텀 클래식 이후 시즌을 조기 마감하고, 2015년 우승했던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 참가하지 않았다.
KLPGA투어 규정(제3장 제14조 제2항)에 따르면 '디펜딩 챔피언이 이듬해 동일 대회에 정당한 사유(천재지변, 본인 결혼 또는 입원, 출산, 4촌 이내 친척의 사망 등) 외에 불참하면 전년도 받은 상금 전액을 벌금으로 징수한다'고 나와 있다.

박성현도 이 규정의 희생양이 되는 듯했다.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 상금인 1억 3000만 원을 고스란히 토해낼 위기에 처했다. 여론은 들끓었다. '상금 전액 벌금'이 과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결국 KLPGA투어는 최근 상벌위원회를 열고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 불참한 박성현에게 벌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박성현은 허리 부상을 입증하는 진단서를 제출해 상벌위의 마음을 돌렸다.
KLPGA투어가 이 규정을 만든 건 당연히 '순기능' 때문이다. 디펜딩 챔피언의 대회 참가로 자연스레 대회의 격을 높이고, 홍보 효과를 높인다는 계산이었다.
순기능 만큼 역기능도 있다. 기량 있는 한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점차 많아지면서 피해자가 생겼다. 김하늘(29, 하이트진로)도 지난 2013년 9월 타이틀 방어전인 러시앤캐시클래식과 LPGA투어 퀄리파잉(Q)스쿨 예선전이 겹치자 결국 Q스쿨을 포기하며 미국 진출을 접었다.
KLPGA 관계자는 " 미국, 유럽, 일본 모두 비슷한 규정이 있다. 세계 어디든 디펜딩 챔피언이 없는 대회는 앙꼬 없는 찐빵"이라며 "선수를 징계해서 대회에 꼭 출전시키려고 한 규정이라기보다는 타이틀 방어전 만큼은 꼭 나와서 챔피언의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KLPGA투어서 타이틀 방어전에 불참해 벌금을 낸 사례는 아직 없다. KLPGA투어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실효성이 없는 '디펜딩 챔피언 의무 출전 규정'을 현실적인 개정안으로 바꿔 완화할 방침이다.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규정을 벤치 마킹해서 현실적으로 바꾸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음 상벌위가 아직은 예정되어 있지 않지만 국내 개막전이 열리기 전에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LPGA투어 2017시즌 국내 개막전은 오는 4월 초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이다. 이에 따라 늦어도 4월 중으로는 규정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dolyng@osen.co.kr
[사진] 박성현(위)-김하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