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추신수→박건우', 역대 WBC 대체선수 활약은?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1.20 10: 51

[OSEN=최익래 인턴기자] 오는 3월 열릴 제4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이 선수들의 연이은 낙마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KBO는 20일 “대회 참가 불가능 통보를 받은 추신수(텍사스)를 박건우(두산)로 교체 선발했다”라고 밝혔다.
대표팀에는 이미 여러 명의 ‘대체 선수’가 있다. 김현수(볼티모어)를 대신해 손아섭(롯데)을 발탁했으며, 강정호(피츠버그)와 강민호(롯데)의 불참으로 김하성(넥센), 김태군(NC)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팔꿈치 수술로 낙마한 김광현(SK)의 자리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메꾼다.
연이은 낙마에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속은 타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앞선 세 번의 WBC 대회에서도 언제나 불참자는 있었다. 그리고 ‘이’를 대신한 ‘잇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활약해왔다. 역대 WBC 대표팀의 대체선수를 간추려봤다.

#2006년 1회 대회 : 박한이, 김동주→박용택, 정성훈
‘도쿄돔의 기적’을 만들어낸 뒤 미국에 건너가 펫코파크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았던 1회 대회. 하지만 대회 초반까지도 한국은 선수들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대회를 두 달 여 앞둔 1월, 박한이(삼성)가 어깨와 허벅지 부상을 호소했고 박용택(LG)이 대신 합류했다.
한국의 대회 첫 경기였던 3월 3일 대만전, 주축 타자 김동주가 1루 슬라이딩 도중 왼쪽 어깨 탈골의 부상을 입었다. 김인식 감독은 “4번타자 자리에 뾰족한 수가 없다. 2라운드가 더 걱정”이라며 신음했다. 정성훈(당시 현대)을 부랴부랴 호출했고 그는 미국서 열린 2라운드부터 합류했다.
박용택은 4경기 출장해 타율 2할5푼(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정성훈 역시 4경기에 나섰지만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갑작스러운 출전 탓에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군 미필이던 두 선수는 대회가 끝난 후 ‘4강 진출’의 공로를 인정받아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2009년 2회 대회 : 황두성→임태훈
2회 대회의 최종 엔트리 마감일은 2월 22일까지였다. 대표팀은 45명 예비 엔트리 선수들을 주축으로 2월 16일부터 하와이 전지훈련을 떠났다. 하지만 김병현(당시 FA)이 여권 분실을 이유로 연락이 두절되는 해프닝으로 제외됐으며 주전 유격수 박진만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김인식 감독은 결국 합류에 의문부호가 따랐던 임창용(당시 야쿠르트)과 이범호(당시 한화)를 최종 엔트리에 발탁하며 공백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대회 직전 또 한 번 탈이 났다. 3월 6일 대만과의 첫 경기를 이틀 앞둔 상황에서 황두성(당시 히어로즈)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제외하고 임태훈(당시 두산)을 발탁한 것이다. 황두성은 3일 요미우리와의 평가전에서 1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부진하며 낙마했다. 급거 합류한 임태훈은 2회 대회에서 2경기 출장해 3⅓이닝 평균자책점 2.70으로 제 몫을 다했다.
한편, 대회 직전까지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아 최종 엔트리 탈락이 예상됐던 임창용은 주전 마무리를 맡아 5경기 2세이브, 평균자책점 3.38로 호투했고 이범호 역시 8경기에서 타율4할, 3홈런, 7타점으로 중요한 순간마다 ‘한방’을 터뜨렸다.
#2013년 3회 대회 : 류현진, 추신수 등→차우찬, 손아섭
이번 대표팀 못지않게 선수단 구성에 난항을 겪었다. 류중일 감독은 2012년 12월, 일찌감치 예비 엔트리를 확정했지만 명단에 포함됐던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봉중근(LG)은 나란히 불참을 선언했다. 김진우(당시 KIA)와 추신수(당시 신시내티)도 참가를 고사했다.
대표팀의 핵심 '좌완 트로이카'가 한 번에 빠진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각각 차우찬(당시 삼성), 장원준(당시 경찰청), 이용찬(두산)을 발탁했다.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던 홍상삼(두산)의 대체 선수로는 서재응(당시 KIA)이 낙점됐다. 김진우의 자리는 윤희상(SK)이, 추신수의 공백은 손아섭(롯데)이 메꾸기로 결정됐다. 이용찬 마저 대회 한 달 전 갑작스러운 팔꿈치 부상을 당해 송승준(롯데)이 ‘대체 선수의 대체 선수’로 발탁됐다.
대체 선수가 워낙 많았던 만큼 주축을 맡은 이도 많았다. 3경기 중 2경기의 선발투수가 대체 멤버였다. 가장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송승준은 호주전에 선발등판해 4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009년 ‘봉의사’로 불렸던 봉중근 선배의 역할을 대신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던 장원준은 대만전에 선발등판해 3⅔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서재응은 1경기 등판해 ⅔이닝 2피안타로 부진했고 차우찬은 1경기에 나서 한 타자를 상대했지만 안타 하나를 맞은 뒤 물러났으며 윤희상은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손아섭은 3경기에서 1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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