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위기' 1위 흥국생명에 찾아온 최대 고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23 06: 20

1위 자리와 함께 따뜻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한 흥국생명이 중대한 5라운드 일정을 맞이한다. 간판 공격수인 이재영(21·178㎝)과 주전 세터 조송화(24·177㎝)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 고비를 넘겨야 챔피언결정전 직행이 보인다.
흥국생명은 4라운드까지 승점 43점을 확보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중반 승부처에서 가장 잘 버티며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2위 IBK기업은행(승점 36점)과의 승점차가 제법 벌어졌다. 그러나 4라운드 막판 위기가 찾아왔다. 조송화와 이재영이 차례로 부상을 당해 이탈한 것이다.
주전 세터인 조송화는 지난 1월 17일 IBK기업은행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다 왼쪽 무릎을 다쳤다. 이재영은 4라운드 최종전이었던 20일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다 왼쪽 발목을 다쳤다. 다행히 두 선수 모두 아주 큰 부상은 아니다. 2주 정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 하지만 이로써 흥국생명은 적어도 5라운드 초반 2~3경기를 두 선수 없이 치러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두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다. 이재영은 국내 선수 중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에이스다. 4라운드까지 323점으로 국내 선수로는 득점 1위에 올라있다. 여기에 리시브에서도 세트당 4.060개를 정확히 받아내 역시 국내 선수로는 1위다. 공·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당장 이재영의 몫을 오롯이 대신할 선수는 흥국생명은 물론 리그 전체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덧 팀의 주전 세터로 확실히 자리를 굳힌 조송화의 공백도 큰 타격이다. 조송화는 올해 세트당 12.710개의 세트 성공을 기록하며 역시 이 부문 리그 1위에 올라있다. 세터는 공격수와의 호흡이 생명이고, 그 호흡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백업 세터 김재영이 나름대로 분전하고 있지만 서로 많이 맞춰봐야 하는 속공 등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레프트에서는 이한비 공윤희 등이 대체 자원으로 뛸 수 있지만 서로 장·단점이 뚜렷해 박미희 감독의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러브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체력 안배 등에서도 묘안을 짜내기 위해 고심할 전망이다. 세터 포지션은 김재영 김도희를 번갈아가며 투입할 전망이다. 박미희 감독은 김재영을 선발로 투입하되, 토스가 흔들리거나 분위기를 바꿀 타이밍에 김도희를 활용하고 있다.
만약 흥국생명이 이 고비를 넘기며 1위를 지킨다면 시즌 막판 두 선수의 복귀와 함께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다. 그간 두 선수에 밀려 많은 출전 시간을 얻지 못했던 선수들의 자신감과 경험까지 살찌운다면 그야말로 최상의 결과다. 반대로 2위권의 추격을 허용한다면 여자부 정규시즌 순위표에는 다시 안개가 낀다. 흥국생명에 많은 것이 달린 여자부 판도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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