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GO) GPS 조작 점입가경, ‘뚜벅이’는 운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2.15 06: 47

[OSEN=이인환 인턴기자] 포켓몬고(GO) 개발사의 일관성 없는 운영 방침이 '정직한'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비뚤어진 이용자들이 늘어나는 데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아 게임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포켓몬고(GO)’의 한국 포켓몬고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유저들을 구분하는 신조어가 생겼다. GPS 조작 앱을 사용하는 유저들이 되레 꼼수를 부리지 않는 유저들을 두고, 뚜벅뚜벅 걸어 다니며 포켓몬고(GO)를 한다고 해서 ‘뚜벅이’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포켓몬고(GO)’ GPS 조작 플레이는 구글 앱마켓과 애플 앱스토어에 버젓이 올라와있는 'Fake GPS', 'Fly GPS' 등 각종 GPS 조작 앱을 활용하는 행위이다. ‘포켓몬고(GO)’ 커뮤니티에서 GPS로 검색만 해도 "GPS조작으로 포켓몬을 잡았다"는 식의 자랑 글과 후기가 넘쳐나고 있다.

GPS 조작 앱을 먼저 실행시켜 원하는 위치를 지정한 다음, ‘포켓몬고(GO)’를 실행하면 지정한 위치에 직접 간 것처럼 포켓몬을 잡거나 포켓스탑에서 볼을 획득할 수 있다. GPS조작을 통해 안방에서 전 세계를 여행하는 것처럼 포켓몬을 잡는 것이다. 특히 포켓몬 지도 앱 ‘라이브 맵-포 포켓몬’과 연동하여 희귀 포켓몬이 나온 장소로 GPS를 지정한다면 손쉽게 획득할 수 있다.
이러한 GPS조작은 ‘포켓몬고(GO)’가 내세우는 직접 현장을 돌아다니며 즐기는 '증강현실' 게임이라는 정체성을 무력하게 한다. 개발사 나이앤틱 랩스의 존 행키 CEO가 말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바깥에서 뛰어다니도록 하고 싶었다“라는 개발 동기도 의미가 사라졌다.
이처럼 불법 GPS 조작이 판을 치자 허탈해하는 ‘뚜벅이’ 이용자들도 많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때로는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면서 까지 희귀 포켓몬을 잡으려고 노력하는데 GPS 조작을 한다면 너무나 쉽게 희귀 포켓몬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면 ‘뚜벅이’유저가 이탈하여 게임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나이앤틱은 별 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게임 약관에서 데이터 조작 등에 관한 규제를 명시했지만, 이렇다할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포켓몬고(GO)’ 커뮤니티에서는 해외로 출장을 나간 유저가 계정정지를 당했다는 제보도 나오지만, 오히려 규제를 교묘하게 피해 GPS 조작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경험담이 게임 커뮤니티 상에 널리 퍼지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불법 GPS 조작 유저들이 ‘뚜벅이’유저들에게 “개발사에서 제재도 안하는데 안 쓰는 게 바보다”라고 조롱하는 뒤바뀐 풍경이 일어나기도 했다. 현재 대부분의 GPS 조작 유저들은 “아무리 써도 제재를 먹지 않는다. 어쩌다가 제재를 먹어도 소프트밴(1~7일 정지) 수준에 그친다”라고 증언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대부분의 ‘뚜벅이’ 유저들은 GPS 조작 유저들에게 대규모 영구정지 밴웨이브를 날려야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나이앤틱은 이용 약관을 통해 GPS 임의조정 등 데이터 조작 및 송신을 엄격히 규제한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은 “나이앤틱이 일부러 GPS 조작 유저들을 방치한다”고 생각할 정도다. 
나이앤틱은 20여종이 넘는 GPS조작앱들이 게임 생태계를 망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다. 이전 나이앤틱이 전작 인그레스(Ingress)에서는 GPS 조작에 엄격하게 처벌했던 걸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대응이다. 나이앤틱은 인그레스 이용자가 스푸핑이란 이름의 GPS조작을 할 경우 가차 없이 밴을 먹였다.
뿐만아니라 나이앤틱에는 포켓몬고 이용자들을 위한 직접적 소통창구도 없어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포켓몬고(GO)’가 오래가려면 ‘뚜벅이’ 이용자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데이터 조작 프로그램에 대한 확실한 단속이 이루어져야만 할 것이다. /mcadoo@osen.co.kr
[사진] 어플리케이션 마켓에 올라 있는 GPS 조작 프로그램. 아래 사진은 포켓몬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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