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톡] 김병철 "'태후'팀도 '도깨비' 응원..역시 의리의 알파팀"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2.20 07: 45

쓸쓸하고 찬란하셨던 도깨비 공유는 안방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여운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안방에 진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비단 공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역대급' 시청률과 화제성을 낳은 '도깨비'가 남긴 또 하나. 바로 명품 조연들이다. 
그 중심에 간신 박중헌 역을 연기한 배우 김병철이 있다. '태양의 후예', '쇼핑왕 루이'에 이어 '도깨비'에서도 독보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그다. '우럭 닮은 양반'에서 '기획팀 욕받이'로, 이젠 "파국이다" 유행어를 만든 '대세 배우' 김병철이다. 
최근 합정동 OSEN 사옥에서 인터뷰 차 그를 만났다. 어쩐지 새까만 입술로 "반갑다. 네가 바로 그 기자구나"라고 말할 것만 같았지만, 온 얼굴로 활짝 웃는 매력적인 배우 김병철만 눈 앞에 존재했다. 악귀 박중헌과 같은 성 씨를 가진 기자를 다독거려주던 '참 좋은' 배우다. 

◆"파~국이다, 참 어리석었죠"
김병철은 두 작품 연속으로 출연한 몇 안 되는 '김은숙 작가의 남자'다. 지난해 KBS 2TV '태양의 후예'에서 '우럭 닮은 양반' 박병수 중령을 맡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눈도장을 찍었고 이번에는 tvN '도깨비'에서 사악한 간신 박중헌 역으로 인지도를 200% 높였다. 
"지난 설 연휴 때 큰집에 갔더니 일흔이 넘으신 큰어머니께서 축하한다고 잘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태양의 후예' 때까지만 해도 '열심히 살아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번 '도깨비' 효과가 더 큰 것 같아요. 시청자 여러분들께도 박중헌을 사랑해 주시고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태양의 후예' 때 이응복 감독x김은숙 작가와 맺었던 인연이 '도깨비'로 이어졌다. 김병철은 간신 캐릭터로 초반 캐스팅 돼 시놉시스를 받았지만 김은숙 작가는 그를 악귀로 재활용하며 주연배우들 못지않은 비중을 안겼다. 그 때문에 주인공인 김신(공유 분)이 죽었으니 대단히 핵심 인물이었던 셈. 
"박중헌은 고려 시대 본인은 왕이 될 수 없는 신분체계를 잘못된 방법으로 활용한 악역이라고 봤어요. 뉴스에 흔히 나오는 나쁜 사람들을 떠올렸죠. '파국이다' 마지막 대사 역시 자신이 죽을 때까지도 본인의 악행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처럼 표현했어요. 가장 먼저 본인이 파국을 맞이한 건데 그렇게 생각을 안 하니 '파~국이다' 하면서 웃었던 거죠."
◆"악귀 박중헌은 사랑의 큐피드"
박중헌의 악귀 분장은 2시간에 걸쳐 완성된 작품이다. 알려진 대로 검은색 식용 색소를 활용한 것. 김병철은 "죠스바 900년간 먹어서 그렇게 된 거라는 댓글을 봤는데 재밌었다"며 껄껄 웃었다. 힘든 촬영의 연속이었지만 촬영장 분위기는 늘 화기애애했다며 김병철은 동료들의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동료들 덕분에 연기하는 것 자체게 즐거웠어요. 주인공답게 여유 있는 공유, 사람을 끌어당기는 흡입력을 가진 이동욱, 정말 싱그럽고 사랑스러운 김고은, 나이가 많지 않은데도 안정적으로 연기하던 김민재-김소현까지 배우들간 합이 좋았어요. 저와 닮은꼴이라는 조우진 배우는 종방연 때 처음 봤는데 멋있는 사람이더라고요. 그런 분과 헷갈릴 정도라니 제가 영광이죠."
'도깨비'는 역대 케이블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20.5%,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을 기록하며 위풍당당하게 퇴장했다. 김병철은 "사랑의 큐피드 역할을 한 박중헌 덕분에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의 사랑과 역경 더 빛났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시청자들에게는 물론 김병철에게도 '도깨비'는 고마운 작품이다. 
"대중 여러분이 저에 대해 좀 더 확실히 알게 된 계기이자 개인적으로는 연기자로서 역할의 폭을 넓힌 작품이 '도깨비'예요. 악역 경험이 거의 없었는데 결과가 나쁘지 않아서 앞으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태후' 팀도 '도깨비' 응원해줘"
하지만 '태양의 후예' 속 김병철이 있었기에 '도깨비'의 김병철도 존재했다. 게다가 그와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이 '도깨비' 모니터를 해주며 응원을 쏟았고 그처럼 두 작품에 같이 활약했던 후배들도 둘이나 있어 어느 때보다 든든했던 김병철이다. 
"'태양의 후예'가 지상파이고 시청률은 더 높았지만 제 캐릭터로서는 '도깨비'의 반응이 더 좋았죠. '태양의 후예' 알파팀이었던 안보현과 박훈 배우 등 후배들에게도 잘 보고 있다는 연락도 많이 왔고요. 역시 군인다운 의리죠. 유시진 대위님은 워낙 바쁘시니까(웃음)."
"'도깨비'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저 역시 여러분의 입장에서 재밌게 봤습니다. 박중헌에게 관심 가져주셔서 또 감사하고요. MBC '군주'와 OCN '터널'을 찍고 있으니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악귀 박중헌이 무서우셨다면 그건 음향감독님 탓입니다. 하하하." /comet568@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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