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변화 선언, 우승 아닌 '팬 만족'이 첫 번째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2.20 06: 00

"팬 중심의 구단이 되겠다".
소속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그리고 그에 따른 징계. 이 때문에 전북 현대는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못한다. 또한 그 여파로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우승도 놓쳤다. 여러모로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2017년의 시작을 알린 출정식에서 전북은 아쉬움을 표현하지 않았다. 오히려 소속 스카우트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 그리고 팬들이 걱정하게 만든 점에 대해 허리 숙여 사죄했다.
출정식에 참석한 전북 이광국 대표이사는 "지난 10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했다. 지난해에는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면서 아시아 최고의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성장 속에서 아쉽고 잘못된 선택으로 팬들의 신뢰를 저버렸다"며 "팬들은 아시아 최고 구단의 팬이라는 자부심에 상처를 입었고 상처가 아물기까지 오래 걸릴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출정식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우승 도전 선언은 없었다. 의례적인 사죄를 한 것이 아닌 셈. 이광국 대표이사는 우승 도전 선언 대신 실망한 팬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팬 중심의 구단이 되겠다. 팬들에게 실망을 안기지 않도록 팬이 바라는 시각에서 운영을 하겠다. 또한 구단의 미래인 유소년 발전에 힘써 세계와 나란히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사령탑 최강희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불발되면서 팬들이 수준 높은 경기를 볼 수 있는 권리를 빼앗겼다"면서 "(전북에 부임하면서) 우승은 할 수 있지만 경기장의 분위기는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팬들께서 경기장의 열정적인 문화를 만들어 주셨다. 다시 일어서도록 하겠다. 올 시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최강희 감독은 팬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구단과 다른 방법을 준비했다. 경기를 보며 높은 만족감을 얻게 하는 것이 최강희 감독이 생각한 방법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홈에서 절대 지지 않는 팀, 경기력으로 질을 높여서 팬들을 즐겁게 하는 팀을 만들자고 주문했다"고 강조하며 "좀 더 공격적으로 세밀해져야 한다. 수비에서 좋은 선수들이 왔다. 질을 높일 수 있다. 경기력을 높이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홈경기 승리가 홈팬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뜻이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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