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싱글라이더' 이병헌 "애드리브 욕심 無..'마스터' 때처럼 안했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20 11: 51

(인터뷰②에 이어)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성한 이병헌은 데뷔 이래 줄곧 스타의 자리에 있으면서 연기력에서도 이견이 없는 배우다.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스타성과 연기력을 성공적으로 조화시켜온 이병헌의 커리어는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를 키워오고 있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 ‘달콤한 인생’, 드라마 ‘아이리스’로 시작된 멋진 남자의 전형에 있어서 일가를 이루었고 ‘매그니피센트7’, ‘미스컨덕트’ ‘터미네이터 제니시즈’ ‘레드: 더 레전드’ ‘지아이조2’ ‘지아이조-전쟁의 서막’ 등 다수의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며, 한류스타로서의 인기와 자신의 이름을 더욱 높은 곳에 올려놓았다.
한마디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배우로서,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은 배우가 된 셈이다.

이병헌은 20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실 저는 (‘싱글라이더’를 촬영할 당시)앞뒤로 육체적으로 힘든 스케줄을 해오고 있었다. ‘매그니피센트7’을 미국에서 5개월 동안 촬영해 육체적으로 지친 상태였고 바로 ‘마스터’ 촬영을 들어가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작품에 대한 욕심 때문에 '싱글라이더'를 포기할 수 없었다고.
이어 이병헌은 “중간에 한 달 남짓한 상황에서 ‘싱글라이더’를 해야 했다. (캐릭터가)길을 걷고, 아내를 관찰하거나 (그녀를)노려보는 신 밖이 많아 체력을 비축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더 힘들었다.(웃음) 제가 90%정도 나오기 때문에 쉬는 날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병헌은 삶의 위기에 선 강재훈 캐릭터에 대해 “위기에 섰을 때 맞서 싸우거나 이겨내려 하지 않고 굉장히 무기력하게 나온다. (증권사)고객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호주로 무작정 도피하듯이 가서 아내가 외국 남자와 있는 것을 보고도 크게 대응하지 않는데, 그것은 선택의 문제인 것 같았다”고 강재훈이라는 인물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재훈은)대학을 나오고, 지점장으로 사는 평범한 남자다. (화가 날 때)가서 멱살을 잡고 싸울 수도 있는 것이고 아내에게 추궁할 수도 있다. 능동적으로 문제에 다가가서 해결해보려고 할 수 있는데, 회사의 일이 있을 때나 아내의 모습을 보고도 항상 포기하려는 듯한 모습이다"고 했다.
이병헌은 그런 인물을 이해한다고 했다. "저라도 재훈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될 것 같다. 사람이 살다보면 성격이 변하는 것 같다. 만약 10년 전의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지금와서는)모르겠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 상의 감정을 따라가느라 애드리브를 할 계획을 전혀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드리브 욕심은 없었다. 이런 작품에서는 사용할 기회가 없다. '마스터' 때처럼 안 했다.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높을수록 애드리브를 할 상상도 못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간의 작품들이 완성도가 없었다는 말은 아니다.(웃음) 이런 캐릭터의 영화에서 특히나 애드리브 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사실 '싱글라이더' 같은 류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을 관객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에게 '인생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겠지만 분명 좋아할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올댓시네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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