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외인 타자 10인, 그들에게 무엇을 원하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2.21 13: 00

10개 구단의 10명. 올해 KBO리그에 활약할 외국인 타자들이다. 그들에게 구단들은 어떤 모습들을 원할까.
KBO리그 10개 구단들의 스프링캠프도 반환점을 돌았다. 이제 외국인 선수들도 실전 연습경기에 투입돼 국내 선수들과 합을 맞춰야 하는 시기다. 특히 타자들은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기존 구단들과 재계약을 맺은 팀은 두산(닉 에반스), LG(루이스 히메네스), 넥센(대니 돈), 한화(윌린 로사리오), 4팀이다. 새얼굴을 영입한 팀은 6팀. NC(재비어 스크럭스), KIA(로저 버나디나), SK(대니 워스), 롯데(앤디 번즈), 삼성(다린 러프), kt(자니 모넬)이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다.
구단들이 외국인 타자들에게 바라는 역할은 대부분 장타력을 팀에 더해주는 것이다. 타순 역시 중심 타순에 배치된다. 수비 포지션도 대부분 코너 내야수나 코너 외야수다. 전통적인 선호도와 큰 흐름은 변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국내 타자들의 파워도 외국인 선수들 못지 않아지면서 전통적인 외국인 선수 풍속도와 달리 수비와 주루, 그리고 정확성에 포커스를 둔 외국인 타자들도 구단들이 선택지에 올라오게 됐다.

‘장타 펑펑’ 시원한 한 방을 원한다
국내 무대 잔류가 결정된 4명의 공통점은 모두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주기를 원하는 이들. 지난해 이미 장타력이 검증이 됐다. 한화 로사리오는 지난해 33홈런 120타점 장타율 5할9푼3리를 기록하며 김태균과 함께 한화의 중심타선을 이끌었다. LG 히메네스도 후반기 다소 부진하긴 했지만 26홈런 102타점 장타율 5할2푼6리로 중량감이 부족했던 LG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두산 에반스는 초반 퇴출 위기를 딛고 두산 타선에 합류해 24홈런 81타점 장타율 5할6푼5리의 성적을 남겼다. 넥센 대니 돈의 경우는 지난해 16홈런 70타점 장타율 4할9푼5리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시즌 중후반 부상으로 타격감이 들쑥날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올해 반등을 기대해 볼만하다.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서도 NC 스크럭스, kt 모넬이 장타력을 발휘해주기 원하는 이들. 스크럭스는 지난 3년간 KBO리그를 폭격하고 떠난 에릭 테임즈(밀워키)의 후임이다. 테임즈의 4번-1루수 자리를 고스란히 물려받을 예정이다. 스크럭스는 최근 트리플A 3시즌 동안 장타율 0.485, 23홈런을 기록했다. kt 모넬도 마찬가지의 역할이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19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장타율도 0.470을 기록했다. 장타력의 1루수가 기근이었던 kt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가장 늦게 영입이 확정된 삼성 다린 러프의 경우 현재 KBO리그에서 누빌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 네임밸류로는 최상급이다. 2013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으로 14개, 2015년 12개의 홈런을 기록, 메이저 무대에서도 장타력을 증명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은 35개. 한국 무대를 밟지 않았어도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언저리에서 백업 멤버로도 능히 활약이 가능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는 18홈런 장타율 0.529를 기록했다.
‘기동력과 수비’ 팀의 내실을 기하다
홈런의 화려함보다는 팀에 기동력과 수비 등 내실을 튼튼히 해달라는 주문을 받은 이들은 모두 올해 새롭게 KBO리그 무대를 밟았다. 지난 3년간 준수한 모습을 보였지만 생산력에서 아쉬움을 보인 브렛 필을 내보낸 KIA는 중견수 외인 로저 버나디나를 영입했다. 버나디나는 메이저리그 548경기를 소화하며 스피드와 주루, 그리고 컨택형의 선수였다. 중견수로 가장 많은 1160⅔이닝을 뛰었다. 최형우, 이범호, 김주찬, 김주형 등 한 방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는 많다. 중견수 포지션의 생산성과 기동력 부분에서 아쉬웠던 KIA는 버나디나가 리드오프로 나서며 부족한 한 끗을 채워줄 수 있다. 이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자신의 빠른 발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지난 2015년 롯데에서 활약했던 짐 아두치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것이다(2015년 0.314/0.384/0.557 28홈런 106타점 105득점 24도루).
SK와 롯데는 모두 센터라인 내야수가 가능한 자원을 영입했다. SK는 지난해 헥터 고메즈에 이어 또 다시 유격수 자원인 대니 워스를 영입했다. 고메즈가 지난해 수비와 출루 쪽에 문제를 보이면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선수로 워스를 택했다. 기동력도 보유하고 있기에 정의윤, 최정 등 홈런 타자들 앞에서 밥상을 차려주는 것이 주 임무가 될 전망이다. 롯데는 황재균의 이탈과 고질적인 센터 내야진의 불안 등으로 앤디 번즈를 외국인 선수로 정했다. 2루와 3루 모두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아직 공격 능력에 대한 물음표가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수비만큼은 인정하는 부분이기에 팀 내야 수비의 안정을 가져다줄 것은 분명해 보인다. /jhrae@osen.co.kr
[사진] 버나디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로사리오-러프-번즈-모넬-히메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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