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탐구] 故이은주의 기록들..12년 지나도 대체할 수 없는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2.22 09: 30

 배우 이은주 이름 앞에 고(故) 자를 붙여야 한다는 것이 여전히 믿기지 않지만, 오늘(22일)은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꼭 12년이 되는 날이다. 한없이 길 것만 같았던 겨울도 끝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던 날이었다. 이제는 작품 안에서만 그녀를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이 매해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지난 1980년 11월 전북 군산시에서 태어난 그녀는 2005년 2월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많은 작품을 남겼다. 추모 10주기였던 지난 2015년에는 특별전이 열려 생전 고인을 아꼈던 이들과 함께 하는 추모의 시간을 갖기도. 12년이 지나도 아니 더 세월이 흘러도 대체할 수 없는 그녀의 독보적인 분위기는 여전할 것이다.
그녀는 ‘송어’(1999)로 충무로에 데뷔, 특유의 색깔을 가진 연기파 배우로 주목을 받았다.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고 있자면 그야말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의 감성을 그대로 품고 있는 여전히 소중한 배우다.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2000)에 출연해 문성근과 ‘생활멜로’를 선보이며 남녀사이의 솔직한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역시 그녀를 가장 주목하게 했던 영화는 ‘번지점프를 하다’(2001)다. 지금은 쉽게 볼 수 없어서 더욱 소중하고 ‘와줘서 고마운’ 영화로 이은주는 이병헌과 호흡을 맞췄다.
극중 인우(이병헌 분)의 마음을 빼앗았던 태희(이은주 분)처럼 영화를 본 관객들의 마음은 온통 이은주로 가득 차 버렸다. 인우는 17년 전 태희의 버릇을 떠올리며 그녀를 추억했다. 아마 12년이 지난 지금도, 더 먼 훗날에도 이은주를 추억하기에 가장 적합한 영화가 아닐까.
또한 차태현, 손예진과 함께 한 ‘연애소설’(2002)은 그 자체로 아련한 감성을 불러온다.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자신의 마음에 대해 용기내지 못했던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렸던 작품. 이 영화 속에서 이은주는 여전히 싱그러운 청춘으로 살아 있다.
‘안녕! 유에프오’(2004)를 통해서는 앞을 보지 못하는 연기를 펼치며 이범수와 마음 따뜻한 로맨스를 선보였다.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는 진태(장동건 분)의 약혼녀 영신 역을 연기했고, ‘주홍글씨’(2004)를 통해서는 팜므파탈 가희 역으로 출연해 가장 매혹적인 향기를 내뿜었다. 영화 속에서 불렀던 노래는 그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매해 2월 22일이면 떠오르는 그녀의 얼굴, 목소리, 분위기는 영원히 우리 마음 속에서 살아숨 쉬고 있을 것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각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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