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고수의 부성 '루시드드림' vs 이병헌의 감성 '싱글라이더'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22 10: 35

 오늘(22일) 두 편의 한국 영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과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가 동시 개봉했다. 이달 들어 ‘조작된 도시’와 ‘재심’이 각각 200만,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이 두 신작 영화가 얼마나 많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같은 소속사 선후배 사이로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는 점에서 한층 관심이 쏠려 있다.
지난해 MBC 사극 ‘옥중화’에서 지혜롭고 의로운 윤태원을 연기했던 고수는 영화 ‘루시드 드림’에서 대기업 비리 폭로 기자 대호 역을 맡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평범한 아버지라는 캐릭터를 위해 15kg 이상 살을 찌웠고, 아들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가슴 아픈 심정과 그에 따른 피폐한 심리를 보여주기 위해 또 다시 혹독한 다이어트를 감행했다. 작품에 대한 열의와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루시드 드림’은 국내 최초로 꿈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SF 스릴러 영화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던 대호가 우연히 자각몽을 이용한 수사에 대해 알게 되고 루시드 드림을 통해 꿈속으로 들어가 아들이 사라진 그 날의 기억을 돌이키는 모습은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한편 이병헌이 체력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놓치기 아까워 단박에 출연을 결정한 ‘싱글라이더’는 SF와는 대척점에 서 있는 감성 멜로다. 이병헌이 이 영화를 촬영할 당시 수개월 간 할리우드 영화 ‘매그니피센트7’를 촬영하고 난 뒤였고, ‘마스터’ 촬영을 앞두고 있었는데 ‘싱글라이더’ 속 캐릭터 강재훈을 다른 배우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아 선택을 했다고. 그는 다시 같은 상황에 놓여도 선택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재훈은 증권회사의 지점장으로서 반듯한 직장과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꾸린 나름대로 성공한 인생이라 생각했다. 기러기 아빠로서 외로움은 있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부실채권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는 가족이 있는 호주로 홀연히 떠나게 됐다.
하지만 타국에서 남편 없이도 잘 살아가는 아내 수진(공효진 분)의 일상을 보고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돌연 자취를 감추게 된다. 가족을 위해 살아온 가장의 삶, 더 나아가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을 마련한다.
이병헌이 최근 몇 년 동안 ‘마스터’ ‘밀정’ ‘내부자들’ 등 범죄 액션 영화에 주로 이름을 올렸지만 사실 알고 보면 ‘그해 여름’ ‘번지 점프를 하다’ ‘내 마음의 풍금’ ‘중독’ 등 멜로 연기로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싱글라이더’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깊은 눈매와 매혹적인 목소리를 가진 이병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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