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태연의 컴백, 그리고 음원차트 개혁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2.22 10: 51

타이밍 참 기가 막히다. 음원유통사들이 ‘실시간 음원차트’ 개편을 시행하고 나서는데, 첫 영향을 받게 된 가수가 소녀시대 태연이다. 심지어 첫 솔로 정규앨범. SM엔터테인먼트는 태연의 신곡 발매 시간을 자정이 아닌 ‘정오’로 결정했다.
흥미로운 그림이 아닐 수 없다. ‘아이돌 팬덤의 무의미한 경쟁을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개편을 단행한 음원차트. 그리고 10년간 활동하며 탄탄한 팬덤을 자랑하는 소녀시대, 그 중에서도 압도적인 팬층을 아우르고 있는 멤버 태연 아닌가.
물론 태연이 팬덤으로 득을 보는 가수가 아니라는 것은 자명하다. 내로라하는 솔로 여가수들 중에서도 실력과 음악성으로 손꼽히는 몇 안 되는 인물. 차트 개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긴 하나, 오랜만에 보는 ‘정오’ 신곡 공개는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아이돌’이라는 한계는 애시당초 넘었지만, 무시할 수 없는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가수라는 점에서 이번 ‘차트 개편’과 ‘태연의 컴백’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22일 “태연이 28일 낮 12시 멜론, 지니, 네이버 뮤직 등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첫 정규 앨범 전곡 음원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멜론, KT뮤직, CJ E&M, 벅스 등 국내 주요 음원 유통사는 27일 자정부터 0시 발매 음원의 실시간 차트 적용을 당일 오후 1시로 늦추기로 결정했다. 실시간 차트 순위 역시 정오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발표된 음원에 한해 반영된다.
골자는 이렇다. 자정에 벌어지는 아이돌 팬덤의 무의미한 경쟁을 방지하겠다는 것. 아이돌 가수 음원의 줄세우기 등으로 발생하는 피해 음원도 구제하겠다는 의미도 갖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권고사항에 따른 조치다.
하지만 논란의 여지도 있다. 아이돌 팬덤 역시 소비자인데, 이들의 움직임을 의식한 개편 자체가 오히려 불합리하다는 지적. 또한 이 같은 개편이 본질적인 ‘실시간 차트’의 문제점을 관통하지는 못한다는 지적들이다.
새벽 차트 반영을 막았다고 팬덤의 경쟁이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건전한 음원 유통 환경 조성을 위한다면 차트 반영 시간을 손볼 것이 아니라 '실시간 차트'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차트 개편을 통해 음악시장이 개선될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8일 컴백하는 태연이 피해자가 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해 오르며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입증해낼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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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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