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루시드 드림' 박유천, 숨을수록 더 돋보이는 디스맨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22 11: 20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은 영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의 아픈 손가락이다. 주연은 아니지만 극 전개상 비중 있는 캐릭터를 맡아 본인만의 색깔을 덧입혔다. 카리스마부터 부드러움, 내재돼 있던 코믹한 면모를 발휘하며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과시했다.
‘루시드 드림’은 자각몽과 공유몽 등 다양한 특성을 영화 속에 활용해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새로운 차원의 스릴을 선사한다. 아들을 잃어버린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대호(고수 분)가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하며 범인의 단서를 추적하는 과정이 흥미를 돋운다.
대호가 루시드 드림을 통해 꿈속에서 범인인 듯 보이는 디스맨(박유천 분)을 만나고, 그를 통해 공유몽이라는 설정으로 이어져 확장된 꿈의 세계로 들어간다. 디스맨은 걷지 못하는 신체적 장애가 있지만 남의 꿈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특수한 능력을 지녔다. 무엇보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하나의 꿈을 꾸는 공유몽은 영화 클라이맥스로서 지금껏 본 적 없는 비주얼과 액션을 선보이는 데 큰 역할을 차지한다.

대호는 그의 도움으로 납치 용의자의 꿈속에 들어감으로써 아들을 유괴한 진범의 소재를 알아낼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지만 사건을 파헤칠수록 충격적인 진실에 놀라고 높은 장벽에 가로막힌다. 범인인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연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루시드 드림’은 촬영 후 약 1년 10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개봉이 미뤄졌다. 감독과 제작진은 완성도 높은 CG를 위해 개봉을 늦췄다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혔지만, 박유천이 겪은 일련의 사건 때문에 개봉이 미뤄진 탓도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오랜 법정 싸움 끝에 결국 박유천은 성폭행 무혐의 처분을 받아냈지만 이 사건은 촉망받던 한류 스타의 이미지에 생채기를 내며 상처뿐인 승리로 끝이 났다. 인기 높은 연예인으로서 바르고 착하게 보였던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은 것이다.
박유천이 자신의 연기적 능력과 매력을 작품에 십분 녹여내며 열연했지만, 해당 사건이 그의 능력을 상쇄시켜 안타까움을 안긴다./ purplish@osen.co.kr
[사진] '루시드 드림' 스틸이미지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