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무한도전’, 국민의 대변인을 자처하다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2.22 12: 30

MBC ‘무한도전’이 특별한 특집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2017년 신년 ‘국민내각(가제)’이다.
지난 21일 ‘무한도전’ 공식 SNS에는 ‘2017년 신년특집 국민내각’이라는 제목으로 설문조사가 올라왔다.
SNS 공고에는 “여러분이 바라는 2017년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가요.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꼭 있었으면 하는 약속은 무엇인가요.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새 법안을 제안해주세요”라며 “여러분을 대신해 '무한도전' 멤버의 목소리로 청원해드립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미래를 걱정해주시는 수많은 시청자 여러분이 참여해주셨습니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링크를 공유한 ‘무한도전’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댓글 참여도 뜨겁다. 댓글창은 이미 음주운전 강력 처벌,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 동물보호법, 입시경쟁을 낮출 교육제도 개선 등의 아이디어로 가득 찼다. 농담 섞인 가벼운 제안부터 꽤나 까다로운 법안까지 시청자의 목소리는 다양하다.
현재 휴식 중인 ‘무한도전’은 7주 재정비 기간 중에도 꾸준히 아이템 회의와 녹화를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무한도전’은 현재 방영 중인 레전드 특집 4부작을 위한 코멘터리 녹화와 함께 조금씩 특집 촬영을 진행하는 중.
시청자 설문조사를 먼저 시작한 이번 ‘국민내각’ 특집은 더욱이 최근의 답답한 시국을 비추어 봤을 때 시기적절한 특집이라 할 수 있다. 국민 대신 청원해드리겠다는 ‘무한도전’의 비장한 각오가 눈에 띄는 특집이다.
‘무한도전’의 큰 영향력을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2014년 10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1위 27개월 연속 1위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을 만큼 ‘무한도전’은 11년 방송 내내 굳건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영향력을 ‘무한도전’도 알고 있는 듯 하다. 이 영향력을 만들어준 시청자의 사랑을 보답하는 길은 그들의 영향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산하는 방법뿐이다. ‘국민내각’ 특집은 그야말로 그들의 영향력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기대를 자아내는 특집이다. 국민 예능이란 타이틀에 대한 책임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으로서는 매우 까다로운 특집임에는 분명하다. 법안을 다루는 특집인 만큼 무거워질 수밖에 없고, 역설적으로 대한민국의 치부를 드러내는 순간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에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안겨줄 수 있기에 ‘무한도전’은 이 특집을 그려갈 방향에 대해 고심을 할 터다.
하지만 그럼에도, ‘무한도전’은 국민들의 대변인을 자처했다. ‘무한도전’을 향한 시청자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기획이기도 하고, 예능이 할 수 있는 극한의 실험이기도 하며, 국민 예능이란 타이틀에 걸맞는 발칙한 특집이기도 하다. 과연 ‘무한도전’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증폭시키는 확성기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까. 그들이 만들 변화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순간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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