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루시드드림' 강혜정 "로코는 못하겠다..예쁜 척 힘들어"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2.23 08: 07

배우 강혜정이 돌아왔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박광현 감독의 ‘웰컴투 동막골’ 등 강렬한 색채를 내뿜던 그녀가 이번에는 이지적인 정신과 의사 소현 역을 맡았다. 영화 ‘루시드 드림’에서다.
숏커트를 하고 하얀 가운을 입은 그녀. 자각몽(루시드 드림)에 대해서 능숙하게 설명하는 모습은 지금까지 봐왔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그녀에게서 강렬함을 찾으려고 했던 우리에게 모던한 이 모습은 색다르게 와 닿는 지점. 소현은 극중 아들을 계획적으로 유괴당한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대호(고수 분)를 돕는 조력자다. 그녀 역시 한 아이의 엄마로서 고수의 부성애 연기에 감동했다는 설명.
무엇보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2014, 감독 김성호) 이후 무려 3년 만에 스크린 컴백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바.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젝스키스 수준으로 컴백을 반복하게 되더라”며 웃었다.

다음은 강혜정과 나눈 일문일답.
-3년 만에 컴백한 소감이 어떠신가.
▲너무 제 영화를 재밌게 봤다고 말씀드려서 죄송한데 오락적인 면에서 굉장히 재밌게 봤고 드라마적인 면에서 가슴 따뜻하게 봤다.
-고수 씨처럼 울진 않았나.
▲그분은 감수성이 유독 풍부하신 것 같다. 저는 사실 좀 연기할 때도 눈물 연기에 약하고 눈물이 잘 안 난다고 해야 하나. 애틋하고 짠하다 싶다가도 잘 안 되더라.
-지금까지 맡은 역 중에서 가장 이지적인 역할이 아니던가.
▲또한 이질적이다. 지금까지 맡아본 역할 중에 가장 전문적인 역이었다. 뚜렷한 역할과 전문성을 가진 역이었다.
-가장 강하고 독특한 역을 주로 맡아서 이번 소현 역이 팬들에게는 색다르게 와다를 수 있을 것 같다.
▲모던해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옛날에는 그렇게 독특한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가 있는 영화가 많았다. 그 부분에 있어서 축소된 현실이다. 즉 그런 역할을 만나기가 힘들어진 상황이다.
-그래서 컴백이 길어진 건가?
▲어느 순간부터 컴백에 컴백을 반복하게 되더라. 거의 젝스키스의 컴백 수준으로 반복하게 되는 일이 생겼다.(웃음)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는?
▲사실 이 작품은 시나리오 상으로 봤을 때 CG(컴퓨터 그래픽)가 워낙 많은 작품인데다가 과거로 돌아가는 구성이 많다.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게 한계가 있었다. 혹은 그려지는 게 영화 ‘인셉션’에 빗대서 그려지는 게 있었다. 작품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감독님이었다. 굉장히 확고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캐릭터 전반에 있어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구나’라는 게 확실해서 그걸 믿고 가보자고 했다.
-개봉이 밀리고 지연되고 불안하고 초조하진 않았는지.
▲중간 중간 모니터를 많이 했다. 우리 언제쯤 많이 개봉하냐고 묻기도 했고 항상 부딪쳤던 게 예산에 비해 CG 부분이 많았다는 거다. 예산이 많으면 여러 개의 컴퓨터로 여러 사람이 동시에 작업할 수 있었는데 적은 소수의 인원이 엄청난 분량의 CG를 소화하다 보니까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더라. 그래픽이 개봉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이슈였던 것 같다. 작품에 대해 끝까지 믿었다.
-CG 완성도 면에서 만족하나?
▲CG를 이용한 굵직한 영화들은 예를 들어 ‘반지의 제왕’ 팀과 조인을 했다거나 해외의 손길이 많이 있었는데 저희 영화는 그런 게 없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어색해보이진 않았다. 저는 조금 어색한 약간 떨어진 걸 좋아하는데 되게 리얼해 보이고 놀랐다. 상당한 비주얼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충무로에서는 여배우에게 한정된 시나리오가 아쉽다는 의견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 이야기를 10년 이상 하다보면 되게 지루해진다. 제가 영화를 오랫동안 많이 해온 건 아니지만 10년 이상 이 직업을 갖고 이 안에서 살아오다 보니까 어쩔 수 없는 고질병 중 하나다. 우리나라든 할리우드든 늘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하는 건 마찬가지다. 옛날에는 소재의 다양성이 많았다면 유행이 두드러지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이게 다양하게 분포되어지면 그 안에서 여배우든 남배우든 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아지지 않을까. 어느 순간 과도기가 있으니까.
-드라마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영화든 드라마든 꾸준한 모니터를 하고 있는데 특히 드라마 보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아침부터 주말 다 찾아본다. 아침에 두 편, 저녁에 세 편, 밤에 두 편 본다. 요즘 드라마는 대부분 흡입력이 좋은 것 같다. 요새 드라마 시장이 뭔가 풍요로워졌다고 해야 하나. 요새 ‘김과장’을 재밌게 보고 있다. 또 ‘다시 첫사랑’도 재밌게 보고 있고, 최근에 ‘불어라 미풍아’를 되게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2회 남기고 끝날 상황이라 아쉽다. 앞으로 뭘 보나.
-로맨틱코미디 해 볼 생각은 없나.
▲제일 못하는 게 로맨틱코미디다. 제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옛날부터 되게 힘든 게 예쁜 척 섹시한 척 하는 거였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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