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민의 WBC 통신] WBC 전훈 종료, 성과와 과제는?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7.02.23 06: 00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이 마무리됐다. 성과와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한국 대표팀은 지난 12일 일본 오키나와에 도착해 13일부터 우루마시 구시가와 구장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19일에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22일에는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연습경기도 가졌다. 22일 경기를 끝으로 전지훈련의 공식 일정은 종료됐다. 김인식 감독은 한 마디로 “애를 쓰고 있다”면서 “마운드는 생각보단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잘 만드는 중” 감각 찾고 있는 마운드

대표팀이 가장 걱정한 부분은 역시 투수력이었다. 미국 캠프를 떠나야 하는 선수들의 시차 적응을 고려해 일찍이 괌 미니 캠프조도 꾸렸다. 임창용이 아직 불펜 피칭을 하지 못했고 임정우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문제도 있었다. 그러나 선동렬 코치는 “투수들의 몸 상태는 잘 되고 있다. 본 경기에 맞춰 몸을 잘 만들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투수들이 있었다. 선발 투수 중에선 좌완 장원준의 페이스가 가장 좋다. 요미우리전에서 3이닝 3탈삼진 퍼펙트의 위력투를 펼쳤다. 불펜 피칭에서도 가장 좋은 공을 던졌다. 그 외 양현종(2이닝 1실점), 우규민(2이닝 무실점)도 점검을 마쳤다. 양현종은 공이 다소 높았지만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우규민은 안정된 제구로 땅볼 유도 능력을 뽐냈다.
불펜에서도 눈에 띄는 투수들이 있었다. 심창민은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원종현, 이현승 등도 1이닝씩을 안정적으로 던졌다. 김 감독은 “심창민과 이현승은 생각했던 거솝다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시환, 박희수도 2경기 연속 출전으로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다만 이대은은 첫 경기에서 1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다. 1라운드 선발은 우규민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쨌든 더 높은 목표를 위해선 이대은이 페이스를 올려야 한다. 김 감독은 “좋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WBC 공인구, 실전 적응 필요
WBC 공인구에 대한 적응도 더 필요하다. 처음 공을 만져본 투수들은 “미끄럽지만 적응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불안한 모습도 나오고 있다. 양현종은 “세게 던지려 하다 보니 힘이 들어갔다. 공인구가 달라서 적응을 더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공이 미끄러워, 1루 송구가 높게 형성되기도 했다. 우규민은 “공에 대한 감각에서 아직 믿음이 없다. 공인구에 적응해야 한다”라고 했다. 또한 “송구할 때도 미끄럽다. 투수들은 계속 던지니 조금 나은데, 야수들은 갑자기 공을 잡고 던지면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불펜 피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장원준은 불펜 피칭 도중 왼 약지 부분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 장원준은 “공이 미끄러워 꽉 쥐고 던지다 보니 상처가 난 것 같다. 이 부분에 상처가 난 것은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장시환도 “아무래도 미끄럽다 보니 공을 꽉 쥐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커브 등 변화구를 던질 때도 실밥이 덜 도드라져 확실히 채기 힘들다. 장시환은 “스핀은 잘 먹지만, 공이 중간에 휙 빠지기도 한다”라고 했다. 미끄러운 공이 실투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남은 경기에서 더 적응이 필요하다.
▲‘2경기 6안타’ 타선, 실전 감각이 관건
타자들은 투수들에 비해 아직 더 불안하다. 그동안 기본 배팅, 라이브 배팅 등을 소화했다. 그러나 실전에서 투수들이 던지는 빠른 공, 변화구를 이제 막 치기 시작했다. 19일 요미우리전에서 4안타에 그쳤다. 22일 요코하마전에서도 서건창의 안타, 양의지의 2점 홈런이 전부였다. 2회 이후에는 타자들이 완전히 막혔다. 중심 타자 이대호도 아직 감을 찾고 있다. 2경기 2타석에서 연속 루킹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 첫 경기와 두 번째 경기는 달랐다. 요미우리전에선 타자들이 다소 무기력했다. 요코하마전에선 1회부터 타자들이 공을 끈질기게 커트하는 등 조금씩 맞혀가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요코하마전 이후 “최형우, 김태균 등이 중심에 잘 맞췄지만 결과가 안 좋다. 나아지고 있지만 부족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조금 나아졌으니 쿠바전부터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계속해서 열리는 평가전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역시 공을 많이 보고 대응을 해보는 것이 적응의 출발점이다. /krsumin@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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