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영의 현실인식, "달라진 상황, 작년보단 무조건 잘해야"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2.23 06: 00

“상황이 달라진 만큼 작년보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시영(28)은 어느덧 프로 10년 차다.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8년에 입단했다. 그러나 박시영이 이름을 알린 해는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군 문제 역시 상무나 경찰청이 아닌 현역으로 해결했을 정도로 기회를 받지 못했고 인고의 시간도 길었다.
하지만 지난해 박시영은 패전조로 시즌을 시작해 시나브로 기회를 얻었다. 나날이 지위가 승격됐고 선발 등판 기회까지 얻어 승리도 챙겼다. 지난해 42경기(2선발) 61⅔이닝 2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5.40의 성적을 남기며 박세웅, 박진형과 함께 ‘박트리오’라 불리는 롯데의 기대주 리스트에 올랐다. 롯데로서는 박시영의 재발견을 확인한 시즌이기도 했다.

지난해와 위치 자체가 달라졌다. 2700만원의 기본 연봉을 받았던 지난해에 비해 85.2% 인상된 5000만원에 올해 연봉 계약을 마쳤다. 팀 내 인상률에서 높은 축에 속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동갑내기 이유정 씨와 백년가약을 맺는 겹경사를 누렸다. 그러나 달라진 연봉과 가장이 된 상황은 박시영 스스로가 잘 알고 있었다.
올해 스프링캠프를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박시영은 “책임질 가족이 생겼다. 상황이 달라진 만큼 작년보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 성적도 좋아야 하고 돈도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말하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책임감이 부담으로 바뀔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러나 박시영은 들뜨지 않고, 흥분하지 않으며 시즌을 담담하게 맞이하고 있다. 그는 “주위의 기대가 부담되지는 않다”면서 “지난해에 많이 보여주지도 못했다. 무엇보다 내부 경쟁을 이겨내고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변화구 구사에 대한 부분과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는 것, 볼 끝에 힘을 싣는 것 등을 훈련하고 있다. 대체로 평소 준비하던 것과 비슷한 편이다”면서 “현재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던지고 있는데 지금 갖고 있는 것 안에서 좋은 것을 더 좋게 만들고 싶은 생각이다”며 현재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는 부분을 밝혔다.
박시영은 지난해 61⅔이닝을 던지며 57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9이닝 당 탈삼진은 8.32개. 이닝 당 1개에 가깝다.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상황에서 피해 다니지 않고 자신 있게 승부했다. 그가 던진 날카로운 포크볼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쉽게 유인해냈고 높은 탈삼진 비율의 원동력이 됐다.
삼진 능력 자체가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공을 많이 던져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효율적으로 타자들을 처리할 수 있다면 좀 더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삼진 능력은 검증이 됐기에 이제 박시영은 능수능란하게 타자들을 처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투구 개수를 아끼며 상대를 효율적으로 상대하는 요령을 터득하고 싶다”는 것이 박시영이 올해 희망하는 발전 사항이다.
박시영도 롯데의 잠재적인 선발 후보군이다. 보직 경쟁이 필수다. 그러나 우선 지난해와 같이 불펜에서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젊은 투수의 풀 자체가 넓지 않은 롯데이기에 박시영이 선발과 불펜, 어느 보직에서든지 큰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박시영은 “아무래도 선발로 나가면 준비하는데 더 안정적이다”며 선발 자리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이내 “올해 가장 큰 목표는 많은 이닝에서 공을 던지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밝혔다.
늦깎이 신인인 만큼 간절하다. 여기에 달라진 상황으로 생긴 책임감으로 더 높은 목표를 설정했다. 풀타임 2년차 시즌을 다부지게 준비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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