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루시드드림’ 꿈보다 돋보이는 아빠들의 절절한 부성애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2.23 09: 59

영화 ‘루시드 드림’은 영화를 보기 전과 후의 느낌이 사뭇 다른 영화다.
한국 영화 최초로 스스로 자각한 채 꿈을 꾸는 ‘자각몽’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은 색다른 소재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기억에 남는 것은 루시드 드림이라는 소재 보다는 아버지들의 절절하다 못해 처절한 부성애다.
그렇기에 영화 ‘인셉션’과 같은 꿈을 주제로 한 할리우드 대작들과 ‘루시드 드림’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 영화 속에서 꿈은 단지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헌신적인 사랑을 부각시키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냈다.

어찌 보면 뻔할 수 있는 부성애라는 코드를 다르게 보일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은 소재의 힘도 크지만 배우 고수의 연기도 한 몫 했다. 고수는 잃어버린 아들을 찾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남자 대호를 연기하며 한 층 더 깊어진 감정 연기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한 아이의 아빠가 된 고수에게 이 영화는 더욱 남다르게 다가왔을 터. 실제로 고수는 언론시사회 때 영화를 보며 많이 울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고수는 아이를 잃은 아버지의 심정에 공감하며 더욱 현실적인 연기를 펼쳐 관객들의 눈물샘도 자극했다.
고수를 비롯한 설경구, 강혜정의 호연과 자각몽이라는 흔치 않은 소재, 누구나 공감할 만한 부성애 코드가 결합해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영화 ‘루시드 드림’은 신선한 시도로 한국 영화의 스펙트럼을 넓혔다고 평가 받을 만 하다. /mk3244@osen.co.kr
[사진] ‘루시드드림’ 스틸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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