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신구·박근형, '꽃할배'의 멈추지 않는 변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23 11: 17

 평균 연령 77세 할배들의 배낭 여행기를 담은 tvN 예능 ‘꽃보다 할배’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H4'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여행 내내 진심 어린 조언으로 이 시대 모든 청춘들의 ‘워너비’로 등극한 꽃할배들이 스크린은 물론 TV, 공연을 통해 젊은 배우 못지않은 활약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먼저 일명 ‘구야형’으로 불리며 온화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신구가 심리스릴러 영화 ‘해빙’(감독 이수연)에서 천진함과 섬뜩함을 가진, 치매에 걸린 정노인으로 분해 극과 극의 얼굴을 선보인다.
그는 ‘꽃보다 할배’에서 달관한 듯한 미소와 ‘니들이 게맛을 알아?’, ‘4주 후에 뵙겠습니다’ 등의 유행어로 친숙하고 온화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최근에는 KBS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오랜 세월 양복점을 운영해온 이만술 역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아버지의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전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해빙’에서는 집주인 성근(김대명 분)의 아버지이자 치매에 걸린 정노인으로서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노인은 멍한 표정으로 정육점 한 귀퉁이에 사물처럼 앉아있는 치매 노인. 수면내시경 도중 섬뜩한 살인 고백을 내뱉으며 승훈(조진웅 분)이 빠져든 악몽의 도화선이 된다. 영화 내내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멍한 눈빛과 해맑은 미소, 섬뜩한 응시를 오고 갈 신구의 두 얼굴은, 인자한 모습으로 그를 기억하고 있는 관객들의 허를 찌르며 그가 가진 스펙트럼과 표현력의 깊이를 실감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시나리오를 작업할 때부터 정노인 역에는 신구를 떠올렸다는 이수연 감독은 “신구 선생님의 약간 끄는 듯한 목소리가 때때로 섬뜩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노인’ 역은 신구 선생님이 꼭 해주시길 바랐고, 실제로 해주신다고 했을 때 방 안에서 폴짝폴짝 뛸 정도로 정말 기뻤다”고 전한 만큼, 그만의 서늘한 목소리와 관록의 연기로 탄생한 ‘정노인’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영화와 드라마, 연극, 시트콤, 예능, CF 등 수많은 작품 활동을 통해 ‘대발이 아버지’, ‘야동 순재’, ‘국민 꽃할배’, ‘직진순재’ 등 친숙하고 다양한 별명들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이순재. 올해 연기 인생 60주년을 맞이한 그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의 주인공 윌리 로먼 역을 맡아 전국 순회 공연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어느 날 눈을 뜨니 세상을 발칵 뒤집은 아티스트들의 비밀을 다룬 영화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에서 대한민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화가 박중식으로 특별출연하며, 영화 '덕구'에서는 손자 덕구에게 아낌없이 주고 싶은 할아버지로 분해 따뜻한 가족애를 선사할 예정이다.
더불어 스크린과 TV를 넘나들며 매 작품마다 선 굵은 연기력과 근엄한 카리스마를 선보인 배우 박근형. '꽃보다 할배'에서는 드라마 속 악역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얼굴로, 아내를 향한 최고의 로맨티스트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 역시 영화 ‘장수상회’ ‘그랜드 파더’ ‘사랑하기 때문에’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파격적인 액션 연기를 선보였던 ‘그랜드 파더’로 2016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아판타스틱 경쟁부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70대의 노배우가 국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스크린은 물론 TV, 공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연기로 젊은 배우를 뛰어넘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꽃할배'들의 활약은 2017년 문화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사진] 네이버 영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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