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 난입하겠다" K리그 선수들, 파격적 입담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2.23 15: 24

[OSEN=최익래 인턴기자] 시즌 각오를 밝히는 자리. 선수들은 영상 편지로 이를 갈음했다.
K리그 클래식이 3월 4일, 휴식기를 끝내고 다시 뛴다. 개막을 9일 앞둔 2017년 미디어데이 행사가 서울 청담동 파티오나인에서 진행됐다. K리그 클래식 12개 구단의 감독 및 대표 선수들이 팬들에게 각오를 전하는 자리였다.
지난 시즌 K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김보경(전북)은 “지난해 (이)재성이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 경기장에서도, 룸메이트로서도 잘 맞는다”고 ‘절친’ 이재성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그는 “재성아! 올 시즌도 티격태격 하면서 잘 보내자. ‘해외진출’하도록 형이 많이 도와줄게”라는 내용으로 ‘감동의 영상편지’를 남겼다.

올해 스물여섯 살이 된 ‘최연소 주장’ 박태홍(대구)은 아내에게 영상 편지를 보냈다. 그는 “여보. 나는 가족보다 대구가 더 중요해. 올해만 이해해줘. 우리 팀이 K리그 클래식에 잔류해야 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한 선수도 있다. 염기훈(수원)은 “평소 ‘잘생겼다’는 얘기를 못 듣는다. 하지만 팬들은 자주 해주신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그는 “선수들은 승리로 보답해야 한다. 깃을 세우고 지휘 세리머니를 하겠다. 우리가 최근 우승 시즌 유니폼에도 이런 깃이 있었다. 기운이 좋다”고 공약했다.
김도혁(인천)은 팬들에게 ‘난입’을 약속했다. 인천은 지난 시즌 관중 난입으로 홍역을 치렀다. 시즌 초 취객이 난입하며 경고를 받은 데 이어 시즌 최종전에서 잔류가 확정되자 또 한 번 팬들이 경기장으로 쏟아져나왔다. 잔류의 기쁨을 함께 누렸지만 ‘조건부 무관중 징계’를 받았다. 김도혁은 “또 한 번 팬분들이 그라운드에 오시면 중징계를 받는다고 들었다”라며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낸 뒤 관중석에 난입하겠다”고 다짐해 환호성을 자아냈다.
이종호(울산)는 자신이 거쳐 온 소속팀을 음식에 비유했다. 그는 “전남은 고향이 생각나는 된장찌개, 전북은 팬들이 자주 찾는 새우깡이다”라고 추억했다. 이어 이종호는 “울산은 팬들에게 곰탕이 됐으면 좋겠다. 어릴 적 어머니가 잠도 못 주무시며 온갖 정성을 들여 곰탕을 끓여주시곤 했다. 나는 물론 선수단, 프런트가 곰탕을 끓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미디어데이에 함께 참여한 이에게 메시지를 전한 선수도 있다. 김민혁(광주)은 지난해 한솥밥을 먹다 팀을 옮긴 정조국(강원)에게 “(정)조국이 형 소식 듣고 아쉬웠다. 행복해 보인다”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그는 뒷수습을 위해 “형. 사랑해요”라고 전했다.
정조국은 보기 좋게 응수했다. 그는 “민혁이와 통화하면 ‘나도 강원 가고 싶다’는 말을 하더라. 감독님께 잘 말씀드려보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사회자가 “김민혁에게 사랑한다고 해달라”라고 요청하자 “사랑하는 사람은 집에 있다”며 선을 그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ing@osen.co.kr
[사진] 청담=최규한 기자/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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