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전 선발 중책’ 장원준, 쿠바전서 또 짠물 피칭?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2.25 05: 45

[OSEN=최익래 인턴기자] ‘에이스’ 장원준(32·두산)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 이스라엘전 선발투수로 낙점됐다. 그는 25일 쿠바와 평가전에도 선발등판해 경기 감각을 조율할 예정이다.
WBC 대표팀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23일 귀국했다. 24일 고척스카이돔 첫 훈련에서 만난 김인식 감독은 “장원준이 이스라엘과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 25일 쿠바전도 장원준이 선발이다”라고 밝혔다. 장원준은 최종 엔트리 발표 때부터 대표팀 1선발 후보로 꼽히던 선수다.
장원준에게는 지난 19일 오키나와 전지훈련 첫 평가전이었던 요미우리전에 이어 두 번째 등판. 그러나 역할이 달라졌다. ‘개막전 선발투수’의 중책이 어깨에 지워졌기 때문이다.

‘첫 단추’의 중요성은 수차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표팀은 지난 2013년 WBC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악몽을 겪었다. ‘에이스’ 윤석민은 4⅓이닝 4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후 불펜투수들이 3점을 더 내주며 대표팀은 0-5로 완패했다.
네덜란드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자 모든 계획이 어그러졌다.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겼지만 ‘팀 퀄리티 밸런스(TQB: (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에서 밀리며 1라운드 탈락을 맛봤다.
김인식 감독은 이스라엘전 결과에 따라 마운드 운용을 달리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네덜란드와 2차전 선발투수를 머릿속에 정해두긴 했다. 하지만 1차전 결과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어 지금 공개하기에는 시기상조다”라고 밝혔다.
만일 대표팀이 1차전에 승리한다면 ‘A조 최강팀’ 네덜란드와 2차전에 여유가 생긴다. 대만과 3차전에 ‘올인’하며 주판알을 튕길 수 있는 셈. 결국 1차전 선발로 나서는 장원준이 1라운드 마운드 운용의 열쇠를 쥐고 있다.
장원준은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오키나와 전지훈련 첫 평가전이었던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경기에도 선발로 나섰다. 당초 2이닝을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22구로 2이닝을 틀어막아 3회에도 등판했다.
이날 기록은 3이닝 3K 퍼펙트. 장원준은 경기 후 “속구와 변화구 모두 괜찮았다. 공인구 적응에도 문제없다”고 자평했다. 특히 투구수 34개로 3이닝을 틀어막은 점이 고무적이다. WBC 1라운드 투구수는 최대 65개까지 제한돼있다. 만약 장원준이 본선 경기에서 요미우리전처럼 투구수를 절약할 수 있다면 대표팀 마운드 운용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장원준 역시 투구수 제한을 체험한 바 있다. 2013 WBC 대만과 마지막 경기에 선발등판한 그는 4⅔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당시 투구수는 66개. 장원준은 “투구수 제한을 너무 의식한 탓에 1회부터 전력투구했다. 2회가 되니까 힘이 빠졌다”라고 털어놨다.
장원준은 지난 번 아쉬움을 반면교사로 삼으며 “정규시즌과 똑같은 패턴으로 던질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일단 요미우리전 첫 등판에서는 성공적이었다. 그가 쿠바전에서도 얼마나 효율적인 피칭을 선보이냐에 따라 대표팀 마운드 밑그림이 달라질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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