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를 터라’ 대표팀 공격 첨병 역할은 누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2.25 06: 43

“이용규, 민병헌, 서건창 중의 한 명을 1번 타자로 생각하고 있다.”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맞이하는 ‘김인식호’의 최종 구성은 마지막 조각을 찾기 위한 과정에 놓여 있다. 지난 23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대표팀은 24일 다시 고척 스카이돔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그리고 25일과 26일 쿠바와의 2경기, 28일 호주와의 경기를 통해서 WBC 서울라운드를 앞둔 막바지 리허설에 돌입한다.
대표팀의 현재 고민은 타선이다. 오키나와에서 지난 19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 22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전 등 2차례 실전 연습 경기에서 타선은 좀처럼 타오르지 못했다. 2경기에서 단 6안타에 그쳤다. 실전 경기 자체가 처음이기에 어느 정도 컨디션을 끌어올린 일본 프로팀들과의 경기에서 타격감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다만, 점점 정타 빈도가 높아지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선수 개별적으로 컨디션이 올라오더라도 일단 공격의 물꼬를 트면서 공격 흐름을 중심 타선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1번 타자, 리드오프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김인식 감독의 고민도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그동안 이용규, 정근우라는 고정적인 국가대표 테이블세터가 있었다. 이용규는 있지만 정근우가 빠지면서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현재 멤버들 가운데서 후보군을 정했다. 이용규와 민병헌, 서건창이다. 이미 김인식 감독은 오키나와 전지훈련부터 이 3명을 후보군에 두고 저울질 하고 있었다. 요미우리와의 경기에는 이용규(3타수 무안타)가, 요코하마와의 경기에서는 민병헌이 1번 타자(4타수 무안타)로 나섰다. 이제 서건창에게 차례가 왔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 24일, 쿠바와의 1차전 선발 라인업 카드 첫 번째에 서건창의 이름을 넣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용규와 민병헌은 오키나와에서 1번 타자로 실험을 해봤고, 이제 서건창이 1번 타자로 역할을 해 볼 차례다”면서 “이들 중에서 1번 타자가 나오지 않겠냐. 쿠바와의 2경기를 통해 테스트를 하고 결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들 3명 모두 제각기 특색을 갖고 있는 1번 타자 후보라는 점에서 어떤 선수가 선봉에 나서냐에 따라 경기 양상을 다르게 가져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용규는 3명의 후보 가운데 대표팀 경험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 대표팀 레벨이서 1번 타자로 검증이 됐다. 이용규 특유의 파울볼 커트로 투구수를 늘리는 능력, 그리고 선구안의 위력은 투구수 제한이 있는 WBC 대회에서 더욱 배가 될 수 있다. 다만, 현재 팔꿈치에 경미한 통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제 컨디션을 발휘하기 힘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5일 쿠바 첫 경기에 9번 타순에 포진이 됐지만 경기에 앞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민병헌이 1번에 포진할 경우, 초반부터 강하게 상대를 밀어붙일 수 있다. 1번 후보군 중에서 장타력은 으뜸이다. 이용규와 같이 정교하면서 세밀하게 상대를 파고 들어가는 점에서는 다소 떨어질 수는 있으나 중장거리포로 중심 타선까지의 기회를 손쉽게 연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소속팀에서는 중심 타선에 배치되는 민병헌이기에, 대량 득점이 필요한 시기 민병헌이 1번 타자로 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마지막 서건창의 경우, 누상을 활발하게 누빌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다. 이용규와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현재 컨디션에서는 좀 더 앞서 있는 편이다. 2차례 연습 경기에서 1번 타자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내고, 짧은 단타에도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원 히트 투런’을 감행하는 등 1번 타자가 가져야 할 역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남은 실전 평가전을 통해서 1번 타자의 윤곽이 나오면 남은 타순의 구성도 정해질 전망. 과연 다음달 6일 이스라엘과의 서울라운드 첫 경기 때까지 김인식 감독의 마음을 쏙 빼놓는 1번 타자를 찾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