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신인왕’ 신재영, “여전히 목표는 1군 생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2.25 10: 30

신재영(28·넥센)은 지난해 KBO 리그 최고의 신데렐라였다. 1군 등판 경험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그는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더니 30경기에서 15승을 따내며 넥센의 질주에 큰 공을 세웠다.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왕 타이틀을 휩쓴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신재영은 ‘방심’과 ‘나태’를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보다 훨씬 더 나아진 팀 내 입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젓는다. 2군 생활이 길었기에 나태해지는 순간 언제든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스스로 자신을 다그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결과 신재영은 더 강한 투수로 돌아올 준비를 마쳤다.
신재영은 24일 일본 오키나와현 요미탄 구장에서 열린 주니치 2군과의 경기에서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4회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으며 퍼펙트 피칭을 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각각 1개씩의 ‘K’를 새겼다. 너무 빨리 이닝이 정리돼 예정된 투구수에 한참 미달했을 정도였다. 아직 전력투구를 할 단계는 아니지만 순조롭게 올라오고 있는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신재영은 경기 후 전체적인 컨디션에는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결과에는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연습경기이고, 앞으로 갈 길이 더 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지난해에도 첫 경기가 좋았는데, 올해도 그렇다”라면서 내심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어쨌든 좋은 출발에 신재영 자신은 물론 구단도 안도할 수 있는 경기였다.
현재 몸 상태는 좋다. 신재영은 “애리조나에서 60개 정도까지 던졌다. 예년에 비하면 캠프 기간의 차이일 뿐 전체적인 컨디션은 작년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이맘때 페이스로 따지면 100%”라면서도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하면 나태해졌다는 소리를 듣지 않겠나. 나는 여전히 1군 생존이 목표인 선수”라면서 자신을 낮췄다.
변화와 동시에 장점을 살리겠다는 포부도 숨기지 않는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투피치 유형의 선수인 신재영은 지난해부터 체인지업 연마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의 구종을 더 장착하면 ‘슬라이더’에 집중하는 타자들을 효율적으로 속일 수 있기 때문이다. 캠프에서도 연습은 많이 했다. 그러나 집착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신재영은 “체인지업에 대한 욕심을 많이 냈는데 쉽지는 않더라. 오히려 슬라이더에 소홀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감독님께서도 ‘장점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라면서 슬라이더의 위력 유지를 오히려 관건으로 뽑았다. 실제 신재영은 24일 경기에서 체인지업은 단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어차피 체인지업 없이도 15승을 했던 투수다. 신재영이 겸손하게 2017년을 응시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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