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부족’ 한화 선발진, 우완 경쟁 치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2.26 06: 38

일부 사령탑의 경우는 선발 로테이션의 좌우 균형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종종 읽힌다. 아무래도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보다는 고르게 포진하는 것이 운영에 수월하다.
지그재그로 선발진이 형성되면 상대도 매일 타순 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판타스틱 4’로 불리며 막강한 위용을 과시했던 두산 선발진도 오른손 둘, 왼손 둘이었다. 많은 구단이 왼손 선발 육성에 관심을 쏟는 것,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왼손 선발이 희소성이 갖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런 측면만 살핀다면 한화는 다소간 고민이 있다. 선발 자원들의 우편향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토종 선발 후보로 거론되는 이태양 장민재 윤규진 배영수 송은범은 모두 오른손이다. 재활군에 있지만 언제든지 선발로 나갈 수 있는 안영명 송창식에 외국인 선수 두 명(알렉시 오간도·카를로스 비야누에바)도 오른손으로 뽑았다. 당초 오른손과 왼손 하나씩을 뽑는다는 계획이었지만 시장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심지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는 김민우 김재영도 모두 오른손이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이런 우편향에 대해 “내가 던지면 되겠지”라고 특유의 농담을 던지면서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잘 던지면 되는 것”이라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번 캠프에서도 왼손 투수 육성이 주요한 화두 중 하나였지만 아직까지는 해당 선수들의 상승세가 더디다는 것이 코칭스태프 및 구단의 전반적인 판단이다. 결국 한화 선발진은 우완들의 경쟁이 될 공산이 커졌다.
외국인 선수 두 명이 선발로 가는 것이 확정적이라고 볼 때, 남은 세 자리를 놓고 5명 정도의 선수가 경쟁하고 있다. 종합했을 때 가장 앞서 나가는 선수는 이태양이다. 이태양은 캠프 초기 불펜 피칭 당시부터 김성근 감독의 호평을 받았다. 25일 삼성과의 연습경기(3이닝 2실점) 이후에도 김 감독은 “괜찮았다. 일단 스트라이크가 들어왔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전천후 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한 장민재도 무난한 페이스다. 25일 삼성전에서는 4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투구였다. 김 감독은 장민재에 대해서도 “괜찮았다”라면서 이태양 못지않은 호평을 내렸다. 윤규진은 캠프 초반부터 좋은 공을 던져 역시 김 감독의 점수를 얻었다. 윤규진은 오키나와에서의 마지막 연습경기가 될 오는 27일 KIA전에 선발로 나가 다시 한 번 테스트를 거친다.
배영수 송은범이라는 경험 많은 베테랑들도 무시할 수 없는 후보들이다. 부상으로 사실상 지난해를 날린 배영수는 이번 캠프를 착실히 준비해왔다. 송은범은 여전히 김 감독의 관심 속에 있다. 송은범 또한 전천후로 뛸 수 있는 선수라 활용폭이 넓다. 지금 당장 던지지는 못하고 있지만 안영명 송창식도 언제든지 경쟁에 가세할 수 있다. 안영명은 2015년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10승을 거뒀고 송창식은 임시 선발로 투입돼 좋은 모습을 보인 기억이 적지 않다.
김 감독은 이들을 계속 경쟁시킨다는 복안이다. 김 감독은 선발진 경쟁에 대해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정이었던 외국인 선수 하나가 확정된 만큼 오키나와와 미야자키에서 열릴 남은 연습경기서 차례로 나가 실적을 확인하겠다는 의미다. 아직 재활군에 있는 선수들이 있긴 하지만 김 감독은 시즌이 시작될 때쯤이면 가세가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우완 중 누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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