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회복력’ 송승준, 개막 대기 청신호 점등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2.27 06: 24

롯데 선발진의 베테랑 우완 송승준(37)이 주위의 예상을 뛰어넘는 회복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예상 복귀 시점도 앞당겨져 개막전 정상 대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송승준은 26일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카와 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45개 정도의 공을 던졌는데 전체적으로 상태가 좋다는 내부 평가가 나왔다. 김원형 수석코치는 “이미 미국에서 70개의 공까지 던지고 일본에 들어왔다”면서 송승준의 이날 불펜 피칭이 놀랄 만한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사실 송승준이 지금 시점에서 이 정도의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다. 송승준은 지난해 10월 26일 오른 팔꿈치에 있던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상태가 심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불안요소를 털어내고 가기로 결정했다. 수술은 잘 됐다. 그러나 “3~4개월 정도 재활을 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김원형 코치도 “원래는 5월 정도를 생각했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송승준의 회복 속도는 경이적이다. 예상보다 몸을 잘 만들었고 컨디션이 올라오는 속도도 빠르다. 김원형 코치는 “다음 턴에 라이브 피칭에 들어간다. 라이브 피칭에 문제가 없다면 오키나와 일정 막판에 연습경기 출전도 가능할 수 있다”라면서 “시범경기에서 서서히 공 개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상황이다. 아주 좋으면 개막전을 함께 시작하는 것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송승준은 롯데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다. 2007년 입단 이후 2015년까지 매해 최소 117이닝 이상을 던졌다. 9년 동안 거둔 승수만 92승이다. 꾸준하게 롯데 선발진을 지킨 투수였다. 그 결과 2016년을 앞두고는 4년 40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까지 맺었다.
그러나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았다. 부상이 원흉이었다. 4월 중순에는 햄스트링 부상, 5월 중순에는 어깨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다. 그렇게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송승준은 지난해 10경기에서 41⅓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치며 1승2패 평균자책점 8.71로 부진했다. 한국 복귀 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구단은 송승준에 대해 경험이 풍부하고 여전히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물론 롯데는 박세웅을 필두로 한 젊은 선발 자원들의 성장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검증을 마쳤다고 볼 만한 선수가 부족해 항상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더군다나 외국인 선수들도 타 팀에 비하면 강력한 라인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송승준은 이렇게 물음표가 많은 롯데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온 선수다. 올해도 그런 몫이 기대되는 것은 당연하다. 빠른 회복 속도는 개인의 명예회복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설명. 치열해진 롯데 선발진 경쟁에서 베테랑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현재까지는 기대 이상의 느낌표가 새겨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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