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방 부각’ SK 선발진, 실전 리허설 돌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2.27 09: 24

‘에이스’ 김광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SK의 구상이 이제 실전에서 검증을 받는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20대 중·후반 투수들의 구위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1차 전지훈련을 한 SK는 26일 2차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들어왔다. 매년 그랬듯이 오키나와는 실전 위주의 일정으로 짜였다. 28일 롯데와의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총 7경기를 소화하고 오는 11일 귀국할 예정이다. 짧아진 전지훈련 일정에 시범경기까지 줄어들어 실전 기회는 예년보다 줄어든 편. 결국 선수들로서는 제한된 시간에 자신들의 능력을 모두 보여줘야 한다.
그 중에서도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역시 선발 로테이션이다. SK는 2007년 입단 이후 팀의 에이스로 굳건히 자리를 지켰던 김광현 없이 올해를 보내야 한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김광현은 올 한 해를 재활에 매진할 예정이다. 구단은 김광현을 최대한 조심히 다룬다는 계획이다. 정상적인 가세가 예상되는 2018년에도 이닝 제한을 둔다는 구상이다. 결국 미래를 봐서는 새로운 선발 요원들이 튀어나와야 한다.

외국인 선수 두 명(메릴 켈리·스캇 다이아몬드)이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고 베테랑 윤희상이 버틴다는 것을 고려해도 최소 두 자리는 아직 확실한 임자가 없다. 시즌을 치르며 가장 중요한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보이니 팀으로서는 큰 위기다. 하지만 반대로 아직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로서는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플로리다 캠프에서도 선발 자원들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구단이 기대하는 선발 자원이었던 이건욱이 불의의 옆구리 부상으로 캠프 초반부터 낙마해 아쉬움이 컸지만 현 시점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은 선수들이 더러 있다. 지난 2년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잠수함 박종훈(26), 지난해 임시 5선발로 가능성을 보였던 우완 정통파 문승원(28), 그리고 올해 신인인 좌완 김성민(23)이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KBO 리그에서도 보기 드문 정통파 잠수함인 박종훈은 최근 2년간 선발로 뛰어 나름대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2015년 6승, 지난해에는 8승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140이닝을 소화, 개인 최고 기록을 쓰기도 했다. 제구 문제가 발목을 잡은 편이었는데 2년간 경험을 쌓은 만큼 한층 더 성숙해진 투구가 기대되고 있다. 전지훈련을 앞두고 미리 플로리다에 들어가 개인 훈련을 했을 정도로 의욕적인 시즌 출발을 알리고 있다.
문승원도 쾌조의 페이스를 선보이며 선발 진입을 노리고 있다. 구위만 놓고 보면 가장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승원은 기본적으로 140㎞ 중반대의 빠른 공을 던진다. 여기에 포크볼을 비롯해 다양한 변화구도 던질 수 있어 일찌감치 선발감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에는 4월 대체 선발로 투입돼 비교적 준수한 피칭을 이어가는 등 총 20경기에서 4승을 기록했다. 중반 이후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김성민은 다크호스다. 아마추어 시절 풍파를 겪기도 했던 김성민은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의 2차 1순위 지명을 받았다.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지만 지난해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부터 좋은 공을 던져 코칭스태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40㎞ 초·중반의 빠른 공에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향후 구단을 이끌어갈 선발 재목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이번 연습경기에서 일정 시간의 실전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모든 보직을 원점에서 생각하겠다며 이번 오키나와 캠프가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 공언한 상태다. 사실상 선발 경쟁이 시작되는 셈이다. 한편 SK는 28일 롯데와의 경기에 외국인 에이스 메릴 켈리가 선발로 나서 첫 스타트를 끊는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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