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도 대신 박재현’ 삼성이 실수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3.10 06: 02

이재도(26, kt) 대신 박재현(26, 상무)을 선택한 삼성은 실수를 했다. 
2013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앞두고 진풍경이 벌어졌다. ‘빅3’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을 잡기 위해 하위권 구단들이 일부러 패한다는 의심을 샀다. 순위가 낮아야 조금이라도 세 선수를 뽑을 확률이 높았기 때문. 
고의패배 의혹에 KBL은 드래프트 제도를 통째로 수정하는 초강수를 뒀다. 한선교 전 총재는 챔피언결정전 진출 두 팀을 제외한 나머지 8개 팀이 1순위를 잡을 확률을 동일하게 바꿨다. 

LG, KCC, 동부는 차례로 1~3순위로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을 잡고 환호했다. 정규리그 6위를 차지한 삼성은 1.5%의 확률로 4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다. 김동광 전 감독은 고려대를 우승으로 이끈 가드 박재현을 뽑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삼성이 복을 받았다는 평을 들었다. 
kt는 5순위 지명권을 얻고 좌절했다. ‘빅3’를 잡지 못했다는 상실감이 컸다. 전창진 전 감독은 5순위로 한양대의 주전가드 이재도를 지명했다. 
4년이 지난 지금 평가는 완벽하게 엇갈리고 있다. 박재현은 삼성에서 3.9점, 1.5어시스트에 그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박재현의 성장이 더디면서 삼성은 가드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결국 주희정, 김태술, 천기범 등을 추가로 영입했다. 박재현은 상무 입대 후 오리온으로 트레이드 됐다. 박재현과 맞바꾼 이현민은 다시 김태술과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박재현으로 김태술을 얻은 셈.  
이재도의 성장은 눈부시다. KBL을 대표하는 가드로 성장했다. 특히 올 시즌 조성민 이적 후 이재도는 kt의 확실한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오리온전에서도 이재도는 21점, 11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승부처에서 쐐기 3점포까지 터트렸다. 
조성민 이적 후 역할이 커진 이재도다. 그는 “김영환 형이 오고 감독님이 젊은 선수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하신다. 내가 1번이니 내 팀이라 생각하라고 하신다. 팀이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부담도 없다. 많이 배우고 있다”고 평했다. 
조동현 감독은 “이재도가 해결능력이 있는 선수다. 욕심이 있다.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선수구성상 장점으로 생각하고 더 많이 주문하고 있다. 올 시즌 많이 성장했다. 리딩이 부족하지만 어시스트가 좋다. A패스를 하다가 하는 턴오버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내년에 더 기대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결과론이지만 이재도를 거르고 박재현을 먼저 뽑은 삼성의 선택은 아쉽게 됐다. 이재도는 “군대에 가면 (박재현이) 선임이라 쉽게 말하기 어렵다”며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주위에서 판단할 문제다. 아직 끝을 보려면 많이 남았다. 선수생활 끝까지 해서 남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란 말을 들었다. 다만 내 동기들 중 좋은 평가 를 듣겠다. 1순위 같은 5순위가 되려고 한다. 그게 목표”라며 의지를 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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