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픽] 승부 균형 무너뜨린 이승기, 부상에 웃지 못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3.11 16: 53

이승기(29, 전북 현대)가 날렵한 발재간으로 승부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이승기는 웃지 못했다. 이승기는 부상으로 경기를 마치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전반 34분. 수원 삼성의 수비수 이정수는 박스 왼쪽에서 골대를 노리고 있는 이승기로부터 공을 빼앗기 위해 태클을 시도했다. 이정수의 발은 정확하게 공을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정수는 공을 건들지 못했다. 이정수의 발은 의도와 전혀 다르게 이승기의 왼쪽 발을 가격했다.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는 휘슬을 불었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전북은 페널티킥을 놓치지 않았다. 정확한 킥을 자랑하는 김보경은 수원 골키퍼 신화용을 완벽하게 속이는 슈팅을 시도해 수원의 골문을 흔들었다. 전북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며 팽팽하게 승부를 이어가던 수원의 기세가 꺾이는 순간이었다. 전북에 선제골과 함께 경기의 흐름까지 내준 수원은 전반 42분 추가골을 내줬다. 전북이 승리에 쐐기를 박는 순간이었다.

모든 것이 이승기가 얻어낸 반칙에서 시작된 셈이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이승기는 전북의 승리에 큰 기여를 한 셈이다. 그러나 우연히 당한 반칙은 아니다. 이승기가 완벽하게 의도한 바였다. 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이승기는 이정수의 태클이 들어오는 순간 왼발로 공을 살짝 건드려 오른발 쪽으로 이동을 시켰다. 이정수의 발은 당연히 공보다 이승기의 발을 건들 수밖에 없었다.
페널티킥으로 균형을 무너뜨린 이승기는 이후에도 뛰어난 기술로 전북의 경기 주도에 큰 힘이 됐다. 전북도 이승기의 도움에 힘입어 2-0으로 승전보를 전했다. 그러나 이승기는 웃지 못했다. 이승기는 후반 21분 부상으로 이동국과 교체됐다. 수원 서정진의 태클에 걸려 무릎을 다친 이승기는 다시 그라운드로 들어가지 못했다. 긴 겨울 동안 부상 재활에 힘을 썼던 이승기는 물론 이승기를 주축으로 기용하던 전북으로서는 골치가 아프게 됐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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