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GS칼텍스, 현대건설 PO 들러리로 만들어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12 19: 05

GS칼텍스의 고춧가루가 현대건설을 봄 배구 들러리로 만들었다.
GS칼텍스는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최종전서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1(25-20, 23-25, 25-18, 25-16)로 완파했다. '주포' 알렉사 그레이가 36점으로 맹활약했고 이소영(15득점)과 강소휘(11득점)도 두 자릿수 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현대건설은 이날 ‘풀세트 아닌’ 승리를 챙긴다면 3위에 올라 플레이오프(PO) 진출이 가능했다. 패배나 풀세트 접전은 곧 탈락이었던 상황. 현대건설은 가장 중요한 경기서 맥없이 패하며 14승16패 승점 41점,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고춧가루를 뿌린 GS칼텍스는 12승18패, 승점 37점으로 최종 순위 5위를 기록했다.

1세트부터 양 팀은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았다. 승부처는 GS칼텍스가 17-16으로 앞서던 상황. 양 팀 선수들이 어느 때보다 집중력을 발휘했다. 몸을 날리는 디그가 이어졌고 공은 네트를 여덟 번 오갔다. 한유미의 오픈 공격이 아홉 번째로 네트를 넘어갔지만 라인을 벗어나며 GS칼텍스가 리드를 두 점 차로 벌렸다. GS칼텍스는 24-20 세트 포인트 상황에서 알렉사의 백어택으로 1세트를 가져갔다. GS칼텍스의 1세트 디그 성공률은 무려 90.6%. 범실 7개로 상대(3개)보다 두 배 이상 많았지만 수비의 끈끈함을 앞세워 반전을 만든 것이다.
2세트마저 내준다면 봄 배구 티켓을 놓치는 현대건설. 그러나 2세트는 현대건설의 의지보다 GS칼텍스의 방심이 승패를 갈랐다. 부담스러운 상황에도 현대건설 선수단은 수비 집중력을 되찾았다. 현대건설은 2세트 디그 성공률 88.9%로 정확도를 높였다. 물론 GS칼텍스도 디그 성공률 83.3%로 정확함을 뽐냈다. 그러나 세트 막판 알렉사가 잇따른 범실로 매듭을 짓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2세트를 25-23으로 따냈다.
3세트 들어 균형이 무너졌다. 현대건설은 초반 열세를 딛고 16-18까지 GS칼텍스를 추격했다. 하지만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GS칼텍스가 여섯 점을 따내는 동안 현대건설은 두 점에 그쳤다. 순식간에 세트 포인트로 기운 것이다. 이 세트 포인트는 현대건설의 ‘봄 배구 포인트’기도 했다. GS칼텍스는 알렉사의 오픈 공격으로 세트를 25-18로 가져갔다.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이 PO 들러리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목적을 잃은 현대건설은 4세트 들어 급격히 무너졌다. 반면 처음부터 홈팬들 앞 유종의 미가 목표였던 GS칼텍스는 부담없이 현대건설을 몰아쳤다. 결국 GS칼텍스는 24-16 상황에서 정다운이 경기를 매조지었다.
[사진] 장충=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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