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근·이정현, 내가 MVP를 받아야 하는 이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3.14 08: 14

집안싸움인 정규리그 MVP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2016-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팀이 윤곽을 드러냈다. 안양 KGC인삼공사(34승 15패)는 남은 5경기 중 3승만 거두면 자력으로 우승한다.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이 바로 눈앞에 있다. KGC의 우승이 현실로 다가오면 MVP는 오세근과 이정현의 집안싸움이 될 전망이다. 
▲ 오세근, 국내센터 부동의 1위 

오세근은 올 시즌 평균 32분 59초를 뛰면서 13.96점, 8.4리바운드, 3.5어시스트, 1.4스틸, 1.0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블록슛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록에서 국내센터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2011-12 데뷔시즌 이후 오세근은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데뷔 후 최고기록이다. 
적장들도 오세근의 생산력에 혀를 내두른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오세근이 센터중에서 웬만한 기록은 다 1등이더라. 라틀리프와 크레익도 ‘오세근과 사이먼이 가장 잘한다’며 상대를 인정하고 있다”며 오세근을 인정했다. 
가장 인상적인 기록은 출전시간이다. 오세근은 올 시즌 49경기에 모두 출전해 33분 가량을 소화했다. 평균출전시간도 데뷔 후 가장 길다. 부상 때문에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그간의 평가를 뒤집은 셈이다. 국내센터 중 이 정도 존재감을 보여주는 선수는 없다. 오세근이 김종규, 김주성 등 라이벌들과 비교해 확실하게 앞서는 부분이다. KGC가 외국선수 장단신제와 2,3쿼터 기용을 활용해 키퍼 사익스를 뽑을 수 있었던 것도 오세근의 존재 때문이다. 오세근의 MVP 수상에 힘을 실어주는 이유다. 
▲ 이정현, 국내선수 득점 1위...확실한 해결사
평균 20득점을 넘기는 국내선수가 멸종된 지 오래다. 외국선수 2인이 동시에 출전하면서 국내선수의 역할은 더욱 줄었다. 이 와중에 이정현의 득점력은 돋보인다. 이정현은 올 시즌 평균 15.69점으로 11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선수 중에서는 단연 1위다. 동료 데이비드 사이먼(23.06)이 5위, 키퍼 사익스(14.76)가 14위, 오세근(13.96)이 15위다. KGC가 선두로 잘 나가는 것도 당연한 결과다. 주전 5명 중 누구하나 만만한 선수가 없다. 
이정현의 강점은 해결능력이다. 승부처에서 공을 잡으면 누구보다 확률 높은 마무리를 보여준다. 이정현은 총 114개의 3점슛을 성공시켜 전체 2위다. 평균 2.3개의 3점슛 성공은 테리코 화이트(2.88개)와 전준범(2.45)에 이어 3위다. 3점슛에만 의존하는 것도 아니다. 이정현의 돌파능력은 프로농구 최정상이다. 외곽슛이 신통하지 않을 때 돌파로 활로를 뚫거나 자유투를 얻어내는 능력도 좋다. 이정현이 슈팅기복이 있어도 늘 평균득점을 뽑아내는 비결이다. 이정현은 평균 2.55개의 자유투를 성공시키고 있다. 김선형(2.73개)에 이은 국내선수 2위다. 
▲ FA로 풀리는 두 선수...확실한 동기부여
오세근과 이정현 모두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신분(FA)을 얻는다. 프로선수에게 ‘FA 대박’만큼 확실한 동기부여가 없다. 두 선수는 체력과 경험에서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누가 뭐라고 따로 지시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고 있다. 올 시즌은 선수로서 가치를 최고로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오세근은 “FA를 따로 의식하지 않는다. 다만 쌍둥이 아버지가 된 후 아이들을 위해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분유 파워’만큼 아버지를 절실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오세근은 2012년 신인상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했지만 정규리그 MVP는 없다. 이정현은 2012년 우수후보 선수상을 탔지만 역시 상복은 크게 없었다. 두 선수 모두 MVP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다. MVP를 차지한다면 FA로서 가치는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KGC는 행복한 고민이다. 두 선수가 잘해야 창단 첫 통합우승에 다가설 수 있다. 한편으로 FA로 풀리는 두 선수를 모두 잡아야 한다. MVP를 받는 선수는 이에 어울리는 최고 연봉이 필수적이다. 다른 선수 역시 섭섭지 않은 대우를 해줘야 재계약이 가능하다. 샐러리캡의 압박까지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다. 두 선수에 흥미가 있는 타 구단이 영입제의를 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김승기 감독은 “일단 KGC의 우승에 초점을 맞추겠다. 우승을 하면 구단과 상의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 jasonseo3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