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의 맥]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화폐, ‘마성’의 비트코인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3.15 07: 01

비트코인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금인가, 아니면 '거품' 튤립에 불과한가? 
온라인 가상 화폐 비트코인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1비트코인 당 1242달러를 기록해 온스 당 1241달러에 거래되던 금의 가치를 뛰어넘어 화제가 되었다. 비트코인이 금의 가치를 뛰어넘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2015년 7월에는 1비트코인 당 220달러 선에 불과했다. 비트코인과 달리 금은 큰 가격 변동 없이 꾸준히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특정한 집단이 아닌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비트코인은 일종의 암호 해독 과정인 채굴(mining)을 통해 생산할 수 있다.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서는 일종의 광부처럼 암호 해독을 통해 돈을 채굴해야 한다. 광부가 아닌 사람은 비트코인을 현실 화폐를 지급하고 구매하면 된다.

비트코인은 무제한으로 생산이 가능하지는 않다. '나카모토 사토시'가 비트코인의 총 생산량을 2,100만 비트코인까지만 나오게 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디지털 세계상 비트코인이 모두 고갈된다. 비트코인은 소수점 아래 8자리인 ‘사토시’라는 단위까지 분할이 가능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일단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나면 ‘지갑’이라고 부르는 비트코인 전용 계좌를 통해 거래할 수 있다. 지갑마다 고유한 번호가 있는데 숫자와 로마자 알파벳 소문자, 대문자를 조합해 복잡한 아이디로 만들어진다. 지갑을 만들 수 있는 별도 프로그램이나 웹사이트를 사용한다면 제한 없이 무제한의 지갑을 보유할 수 있다.
화폐로서의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를 넘나들며 작동하면서 운영 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기존의 화폐나 다른 온라인 가상 화폐와는 달리 특정 운영 주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특정 회사나 국가가 생산하지도 운영하지도 않아 인위적인 생산량 조절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금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은 기존의 화폐보다 인위적인 가치조작 문제에서 자유롭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피할 수 없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실물의 부재다. 금은 실물화폐로서 그 자체가 가진 효용가치가 화폐가치로 보장되지만, 비트코인에는 가치의 원천은 전혀 없이 오로지 사람들의 판단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
실제로 비트코인이 금보다 높은 가격을 기록했어도 대부분의 투자자는 화폐가 아닌 투자자산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다. 또한, 비트코인은 영향력을 가진 집단이나 국가의 영역 밖이기에 법적 안전장치나 통제수단을 갖추지 못했다. 지난주 1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유명 비트코인 투자자인 윙클보스 형제가 개발한 '윙클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의 승인 요청을 거부한 이유로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것을 꼽았다. 지난 2014년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거래소 중 하나인 마운트 곡스가 파산하자 해당 거래소의 모든 비트코인이 휴짓조각으로 변한 것이 제도권 밖인 비트코인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비트코인의 불안정성 때문에 반대론자들은 튤립 모근이 집 한 채 값보다 비싸졌다가 한순간에 가격이 폭락한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버블 사건과 비트코인을 비교하기도 한다. 비트코인은 아직은 튤립과 달리 몇 번의 가치 폭락을 겪었지만, 다시 급등하며 가치를 이어나가고 있다. 전망이 엇갈리는 비트코인의 미래에 귀추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사진] 프리큐레이션닷컴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