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엄기준부터 김민석까지…'피고인'은 줄초상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3.15 11: 38

'피고인'에서 악인이 위기를 넘기는 법은 바로 살인이다. 자신의 안위와 목적을 위해서라면 가족까지도 서슴없이 죽인다. 인간의 범위를 넘어선 '사이코패스 악인' 차민호 역을 맡은 엄기준의 활약에 죽어나간 캐릭터만 여러 명.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싸우는 진실게임의 댓가 치고는 너무 가혹하다. 
14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에서는 차명그룹 회장 차영운 역을 장광이 죽음으로 극에서 하차했다. 차민호(엄기준 분)는 "난 더이상 아버지에게 맞고 울던 차민호가 아니다"라며 비자금 내역으로 감옥행을 압박한다. 충격을 받은 차영운은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차민호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 아버지를 차갑게 외면하며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다. 
차민호의 끝없는 살인 행위는 '피고인' 첫 회부터 시작됐다. 발단은 술집에서 만난 여성이었다. 차민호는 여성을 심하게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하고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 악인. 차민호는 자신의 죄를 덮어줄 방법이 없다는 형 차선호 역시 무참히 폭행한 후, 차선호에게 자신의 옷을 입히고 추락사한 것처럼 위장했다. 차민호의 브레이크 없는 살인 악행의 시작이었다. 

이후 차민호는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는 박정우(지성 분)의 아내 윤지수(손여은 분)를 무참히 살해한다. 딸 박하연도 다음 희생자가 될 뻔 했지만, 성규(김민석 분)의 도움으로 무사히 목숨을 구한다. 
차민호는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는 인물이라면 일단 죽이고 봤다. 이 세상에서 아예 없어지는 것이 자신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형의 내연녀 제니퍼 리(오연아 분)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랜 시간 차선호와 함께해 쌍둥이 형제를 구별하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였던 제니퍼 리. 자신의 정체가 들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차민호는 제니퍼 리를 살해하고 김석(오승훈 분)을 시켜 시신을 숨긴다. 
차민호의 다음 목표는 성규였다. 성규는 아픈 동생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박정우의 딸 하연을 납치한 인물. 교도소에서 박정우와 함께 지내며 그의 조력자가 된 성규를 차민호는 해치우기로 결심한다. 차민호의 수하 김석은 경찰관으로 변신, 교도소에 숨어 들어 성규를 살해하는데 성공한다. 
차민호에 의해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살해된 주요 인물만 해도 5명. 게다가 차선호와의 다툼이 발단이 된 술집에서 만난 여성, 게다가 무의식 중에 자신이 차선호가 아니라 차민호라고 사인한 서류를 본 국과수 부검의까지 하면 7명으로 늘어난다. 게다가 납치됐던 박정우의 딸 하연, 교통사고를 위장해 죽이려고 했지만 간신히 살아난 검사 고동윤(이신성 분), 부장검사 최대홍(박호산 분)도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돌아왔다.
'피고인'은 악인 차민호를 상대로 한 검사 박정우의 눈물나는 투쟁기를 그리는 작품. 그러나 이 정도면 박정우의 진실을 향한 투쟁기가 아니라 차민호에 의한 줄초상기로 봐도 좋을 것 같다. 
수많은 희생을 딛고 지성은 단 하나의 진실을 찾을 수 있을까. 줄초상 속에 피어날 '피고인'의 통쾌한 복수극을 기대한다. /mari@osen.co.kr
[사진] SBS '피고인'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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