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헤어지지 못하는 Mnet, 떠나가지 못하는 '슈스케'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3.16 09: 00

원조의 자존심은 굳건했다. 다만 과거의 찬란했던 영광을 뒤로하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마음먹었다. 대한민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엠넷 '슈퍼스타K'의 이야기다. 
'대국민 공개 오디션'이라는 타이틀 아래 2009년 첫 발을 내딛은 '슈퍼스타K'는 전국 각 지역에서 예선을 거쳐 노래 좀 한다는 숨은 원석들을 찾아나섰다. 나중에는 해외 예선까지 치를 정도로 폭넓게 레이더를 돌렸다. 
그 결과 시즌1의 우승자 서인국을 시작으로 진정한 '슈퍼스타'들이 대거 발굴됐다. 조문근,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 박보람, 울랄라세션, 버스커버스커, 투개월, 로이킴, 딕펑스, 정준영, 에디킴, 홍대광, 유승우 등이 주인공. 

'슈퍼스타K'가 없었다면 서인국은 그저 울산에서 노래 잘하는 청년으로 머물렀을 수 있고 위너는 강승윤 없이 꾸려졌을 수도 있다. '슈퍼스타K' 덕분에 음악 팬들은 매년 지지않는 '벚꽃엔딩'을 듣게 됐고 로이킴x정준영의 '절친 케미'를 지켜 볼 수 있는 것. 
하지만 시즌5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슈퍼스타K'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열풍이 사그러듦과 동시에 타 방송사에 유사한 프로그램이 너무 많이 생겼기 때문. 게다가 더 뛰어난 참가자들이 다른 곳에서 나오며 '슈퍼스타K'에 대한 시청자들의 충성도도 떨어졌다. 
시청률이 이를 증명했다. 2010년 방송된 시즌2는 케이블 사상 시청률 10%대(이하 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가구기준)를 넘겼고 허각과 존박의 결승전은 무려 18%를 찍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시청률은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2%대를 웃도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결국 엠넷은 2017년 편성 라인업에서 '슈퍼스타K'를 뺐다. 2009년부터 8년간 꾸준히 안방을 찾았지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휴식을 선택했다. 프로그램 제목부터 포맷을 포함해 다각도에서 '슈퍼스타K' 새 시즌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폐지는 아니다. 엠넷으로서는 오디션 부흥기를 이끌고 케이블 시청률 역사를 새로 쓴 '슈퍼스타K'를 놓기란 힘든 일일 터. "달라지겠다"는 모토 아래 시청자들을 향한 다시 한번 "믿어 달라"는 메시지까지 얹은 걸로 풀이된다.  
헤어지지 못하는 엠넷, 떠나가지 못하는 '슈퍼스타K'다. 2017년을 건너 뛰고 절치부심한 이 작품이 이름 그대로 슈퍼스타를 다시 탄생시킬지 궁금해진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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