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팩션"..'보통사람' 손현주X장혁, 시국이 불렀다 [종합]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3.15 17: 00

 “상식이 통하는 시대에 살고 싶은 보통사람.”
배우 손현주와 장혁이 뭉친 영화 ‘보통사람’이 온다.
15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CGV 왕십리에서는 영화 ‘보통사람’(감독 김봉한, 23일 개봉)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김봉한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손현주, 장혁, 김상호, 조달환, 지승현이 참석해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보통사람’은 1980년대 전두환 대통령 시절을 배경으로 하며 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에 보통 사람으로 살고 싶었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 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복고 아이템은 물론, 죄 없는 사람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안기부의 공작, 이에 맞선 지식인들과 보통 사람들의 저항정신 등이 상세하게 그려진다.
무엇보다 스릴러 장인으로 불리던 손현주의 가장 보통 사람다운 인간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영화는 손현주가 있어 끌어갈 수 있었다는 김봉한 감독의 설명. 김 감독은 “1987년 영화를 보고 기획한 건 아니고 작품을 끝내시고 나서 2년 넘게 이 시나리오를 기다려주셨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손현주는 “정확히는 1975년도의 이야기인데 여러 가지 회의를 거치고 의논한 끝에 80년도로 설정하게 됐다”며 “과연 80년도의 아버지가 2017년도의 아버지가 다른 점이 있었을까. 그다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저에게도 지금 아내와 아이가 그런 환경에 있었다면 대단히 고민이 많이 될 것”이라고 성진을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최근 OCN 드라마 ‘보이스’로 장르물의 대가로 올라선 장혁은 ‘보통사람’에서는 국가안기부 실장 규남 역으로 분해 서늘하고 잔인한 얼굴을 드러낸다.
장혁은 “배역은 미워하되 배우는 미워해주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가운데, ‘누군가’를 떠올리게 한다는 의혹(?)을 받을 만큼 열연을 펼쳤다. 이에 김봉한 감독은 “우연일 뿐이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솔직히 투자도 잘 안 됐고 여기 현주 선배님 계셔서 끌고 갔다. ‘세상이 바뀌어서 영화를 이렇게 해야지’ 그런 건 아니다. 또한 규남이 검찰 조사실에 앉아있을 때 옆에 김이 올라가는 게 있는데 우연치 않게 곰탕을 준비했다. 인서트를 딸까 말까 고민했는데 다행이다.(웃음) 우연일 뿐이고 저희는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
장혁 역시 “‘보통사람’이라는 영화에서 제가 맡고 있는 역할 자체가 옛날 조선시대에도 그렇고 고려시대에도 그랬을 거고 앞으로 500년 후에도 누군가는 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대모사를 한 건 아니고 그냥 누구를 모티브로 한 적은 없다. 예전에 ‘순수의 시대’를 했을 때 이방원, 그리고 얼마 전에 ‘빛나거나 미치거나’ 작품을 했을 때 광종, 그런 왕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해명했다.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신문사 기자 재진 역에는 김상호가 분했다. 그는 “이 사람은 어떻게 살았을까. 정치인 인터뷰할 때 어떻게 했을까, 그런 식으로 이상호 기자님을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제가 생각하는 보통 사람은 내일 뭐 먹지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잘 생각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다. 만약 제가 성진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모르겠지만 취재진이어서 그런 선택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는 자기가 여기서 자기 일을 제대로 해내지 않을 때 주위가 사회가 어떻게 되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 자기 일을 그렇게 해 낸 거다”고 말해 뭉클하게 했다.
이밖에 역사적 사실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많다. 김봉한 감독은 ‘재진’의 역할이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린다는 말에 “그렇다”며 “70년대와 80년대가 합쳐져도 변한 게 없구나 생각했다”며 “팩션 맞다. 픽션과 팩트와의 경계점에 있다. 자세히 보시면 찾아보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시대는 다르지만, 현 시국과 맞물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많다. 특히 지난 2013년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며 천만 관객을 넘어선 ‘변호인’(감독 양우석)을 떠올리게 한다. 과연 ‘변호인’을 잇는 또 한 번의 공감을 일으키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김봉한 감독은 “우리 ‘보통사람’은 30년 전 이야기를 하지만, 성진이 보낸 30년의 세월을 말하고 싶었다. 화내지 않고 웃는 일이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복수라고 생각한다. 30년을 버텨온 보통 사람의 주름진 얼굴과 앉으라고 해서 안 앉는 그 의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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