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고등래퍼’, 그럼에도 불구하고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3.16 17: 19

논란의 연속이었다. 출연자들의 사생활이 매주 도마에 몰랐다. 일반인, 심지어 그 중에서도 가장 인터넷 사용이 활발하고 단체생활을 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이었기 때문. 얼마 전에는 무대 마다 다른 룰을 적용했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화제의 프로그램 Mnet ‘고등래퍼’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디스가 난무하고,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는 ‘힙합’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확실히 이바지 하고 있다. ‘래퍼’라는 꿈을 향한 고등학생들의 순수한 열정과 패기를 프로그램 전반에 담아내면서 힙합의 부정적인 부분들을 상쇄시키고 있다는 평이다.
제작진은 ‘지역 대항전’이라는 배틀 코드를 가져가면서도 서로를 깎아내리는 자극적인 경쟁보다는 상대방을 ‘리스펙트’ 하는 선의의 경쟁 구도로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축제의 분위기로 방송을 꾸미고 있다. 앞서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느낌. 심사위원이 아닌 ’멘토‘로서 기존의 래퍼들이 참여 한다는 점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들 역시 비난과 비판보다는 조언과 격려로 참가자들을 이끌며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방송부터는 함께 트레이닝을 하고, 무대를 꾸미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고.
지난 주 방송에서는 탈락한 참가자들이 자신에게 ‘고등래퍼’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놓으면서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누구에게는 ‘꿈을 향한 디딤돌’이었고, 누구에게는 ‘스타트 휘슬’이었으며, 누구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기도 했다.
이처럼 자극을 줄이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잠재력을 가진 실력자들을 발굴해내고 각 참가자들의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려내는 것에 집중한 점이 탁월했다. 고등학생들 특유의 에너지와 열정을 알차게 담아내면서 흥미로운 지점들을 살려낸 점 또한 호평을 받고 있는 지점이다.
이에 다양한 지표에서도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13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와 CJ E&M이 공동으로 발표한 3월 1주차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 평가'에서 '관심 높은 프로그램' 부문 정상을 차지했으며,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 부문에서 8위를 기록한 바다.
앞서 불거진 논란들로 프로그램의 이미지에 타격이 가긴 했지만, 이는 제작진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기본적으로 출연자들에 대한 조사와 검증은 이루어지지만, 개인이 숨기고 있는 사실들까지 제작진이 뒷조사하고 파헤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프로그램이 사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참가자를 뽑고, 오디션을 진행했다는 전제는 당연하다. 이에 논란이 ‘고등래퍼’ 측도 대중 앞에 고개를 숙인 것이다.
고등학생들의 꿈을 향한 도전을 담는다는 발전적인 기획의도와 자극 없는 진행으로도 재미를 뽑아내고 있다는 점, 힙합의 긍정적인 부분들을 조명하고 있다는 점 등이 업계의 호평을 받고 있는 이유다./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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