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홍상수♥김민희, 현실과 영화 사이에서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3.17 10: 21

 감독 홍상수와 배우 김민희가 이달 13일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6월 열애설이 불거진 이후 9개월 만에 진실로 밝혀진 것이다. 사실 지난해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가 개봉할 시기부터 두 사람의 불륜설이 슬금슬금 나오기 시작했다. 불행 중 다행인지 당시에는 소문으로만 나돌았다가 극장에서 상영이 끝날 시기쯤 기사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홍상수와 김민희는 '진짜 사귀냐'는 질문엔 입을 다물었다. 홍상수는 절친한 사이가 아닌 이상 연락이 닿기 어려운 감독으로 정평이 나있었고, 김민희도 소속사였던 매니지먼트 숲과 계약이 만료돼 재계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을 들을 통로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을 둘러싼 무수한 소문들이 점점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부정적으로 변해갔다.
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계기를 처음으로 만들어준 것은 청룡영화상이다. 김민희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아가씨'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연기력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것이다. 물론 이날 시상식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소감을 들을 수 없었는데, 그녀의 향후 연기 행보에 한층 관심이 쏠리게 됐다.

관계를 인정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된 사건은 지난달 열린 베를린 영화제이다. 이곳에서도 김민희가 은곰상(여우주연)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는 여배우로 떠올랐다. 강수연(베니스), 전도연(칸)에 이어 세번째로 세계 3대영화제에서 이름을 떨친 것. 한류의 위상을 널리 드러냄으로써 영광스러운 수상 소식이었지만 '불륜설'이 그 가치를 상쇄시켰다.
김민희와 홍상수는 해외 기자회견에서 함께 손을 잡고 섰던 것을 계기로 이달 23일 개봉을 앞둔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언론시사회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용기를 얻게 된 것 같다. 홍상수와 김민희는 13일 "사랑하는 사이가 맞다"며 "나름대로 진지하게 만나고 있다"고 털어놨다.
홍 감독의 19번째 작품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배우 영희(김민희 분)가 유부남 감독 상원(문성근 분)과 사랑에 빠진 이후 모든 것을 잃은 후 독일로 떠나서 벌어진 이야기, 강릉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며 속 마음을 털어놓는 이야기를 합쳐 1~2부로 진행된다. 영희와 상원을 보면 마치 김민희와 홍상수의 관계를 연상케 하나, 감독은 자전적 영화는 아니라고 부인했다.
영화라는 장르가 가상의 세계를 그리기 때문에 감독이 말하려는 메시지가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영화화할 수 있다. 작품에서 중년과 싱글의 로맨틱한 사랑은 흥미를 끌고 재미를 주기에 충분하지만 현실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온도 차가 크게 벌어진다. 두 사람을 그냥 내버려두자는 의견이 있는 반면, 허락되지 않은 사랑은 절대 안 된다는 반대 입장이 충돌한다.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촬영하며 연인관계로 발전했다는 홍상수와 김민희. 아직 홍 감독의 아내가 남편의 이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대중에 공개선언한 이들의 관계를 용기 있는 사랑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불륜으로 봐야할지 아직도 헷갈린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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