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된 NC 라인업, 눈에 띄는 '강한 2번' 김성욱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17 16: 24

NC의 변화 없는 시범경기 라인업. 베테랑의 가세에도 김성욱(24)이 테이블세터로 고정될지 관심이 주목된다.
김성욱은 17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SK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에 2번 중견수로 선발출장,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비록 팀은 불펜 난조로 5-5 무승부를 거뒀지만 김성욱의 시범경기 타율은 종전 1할2푼5리에서 2할7푼3리로 껑충 뛰었다. 표본이 적기에 의미가 크지는 않지만 김성욱의 확고한 위치를 살펴본다면 의미가 생긴다.
NC는 올 시즌 스프링캠프를 젊은 선수들 위주로 꾸렸다. 김경문 감독이 ‘리빌딩 시즌’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NC와 3년 재계약을 맺으며 “젊고 빠른 팀을 만들겠다”라는 취임일성을 내걸었다.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김종호 등 베테랑들은 퓨처스팀 고양 다이노스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자연히 이번 스프링캠프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의 장이 됐다. 감독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을 절호의 찬스. 특히 지난해 이종욱(931이닝)과 김종호(206이닝)이 맡았던 외야진과 테이블세터의 역할이 젊은 선수들에게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네 차례 시범경기에서 비슷한 라인업을 들고 나오고 있다. 넥센과 첫 두 경기는 아예 같은 라인업으로 꾸렸다. 당시 윤병호(우익수)-김성욱(중견수)-권희동(좌익수)-재비어 스크럭스(지명타자)-모창민(1루수)-조평호(3루수)-지석훈(2루수)-박광열(포수)-손시헌(유격수)가 선발로 나왔다.
김 감독은 지난 16일 SK전에서 처음으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윤병호 자리에 이재율을 배치한 뒤 김성욱과 수비 위치를 맞바꿨다. 또한, 8번 박광열(포수)과 9번 손시헌(유격수)의 타순을 교환했다. 그리고 17일 SK전, 다시 윤병호와 김성욱에게 테이블세터를 맡겼다. 포수가 박광열에서 김태군으로 바뀐 점을 제외하면 넥센 2연전 라인업과 동일했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NC 라인업은 대폭 바뀔 가능성이 크다.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닌 나성범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박석민은 주전 자리가 보장된 선수들. 나성범은 외야 한 자리, 박석민은 조평호가 맡고 있는 3루를 꿰찰 전망이다. 또한 베테랑 이호준, 이종욱의 활용도까지 감안하면 지금 라인업은 ‘시범경기용’일 가능성이 높다.
관심은 김성욱의 활용법에 쏠린다.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나성범에게 우익수와 지명타자 병행을 지시한 상황. 데뷔 시즌부터 쉼 없이 달려온 나성범의 체력을 안배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김성욱은 올 시즌 중견수와 우익수를 번갈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시범경기에서도 이 두 포지션을 오가며 부지런하게 뛰고 있다.
타순 역시 나성범-스크럭스-박석민으로 중심타선을 꾸린다면 김성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다. 결국 테이블세터를 맡아야 하는 상황. 고정된 라인업 속에서도 매 경기 2번타순에 선발출장한 김성욱이 눈에 띄는 이유다. 김성욱은 지난해에도 전체 348타석 중 167타석(48.0%)을 2번 타순으로 나왔다.
최근 현대 야구는 ‘강한 2번’을 지향한다. 과거 번트 머신으로 여겨졌던 2번타자는 이제 팀 공격의 중추를 맡고 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는 가장 강한 타자를 2번에 배치시키는 팀들이 많다. 그들이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서야 득점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김기태 KIA 감독이 전통적 2번타자와 거리가 먼 나지완을 이 타순에 고집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130경기에서 타율 2할6푼5리, 출루율 3할3푼4리, 장타율 0.467, OPS 0.801, 15홈런, 51타점을 기록했던 김성욱이 조금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인다면 NC 공격력은 몇 배 더 강해질 전망이다. /i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