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MC그리, ‘고등래퍼’로 도금을 벗겨내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3.18 14: 28

 도금을 벗겨내는 작업이다. 김동현이 MC그리로 데뷔하고, 래퍼로 활동하면서의 가장 큰 과제는 ‘김구라 아들’이라는 타이틀을 깨는 것. 최근 출연 중인 ‘고등래퍼’를 무대를 통해 자신의 실력과 가치를 제대로 입증해내면서 ‘금수저’ 딱지를 떼어내고 있는 중이다.
그를 ‘금수저’로 보는 시각은 만연했다. 다른 래퍼들에 비해 높은 인지도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고, 조금 더 기회가 열려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기 때문.
하지만 이는 겉에서 볼 때의 이야기다. 그가 들고 있던 수저는 도금이 돼 있을 뿐이다. 오히려 ‘김구라 아들’이라는 선입견은 동현이가 데뷔하고, 래퍼로 활동하는데 장애물로 작용했다. 데뷔 전부터 부정적인 눈길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고, 이 같은 시선들은 열아홉 살의 아이가 감내하기에는 가혹할 정도로 날카로웠던 바.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을 거둬내는 것은 실력으로 입증하는 것 밖에 없었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Mnet ‘고등래퍼’ 출연이었다. 이 서바이벌을 출연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테다. 특히 래퍼를 꿈꾸는 또래들에게 더욱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었던 터. 모든 무대와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이 쓰이고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리고 거듭되는 무대를 통해 자신의 실력과 가치를 입증해내며 인정을 받고 있는 중이다. 스윙스는 “단 한 번도 MC그리가 랩을 못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고, 해시스완 역시 “사람들이 MC그리의 랩이 부족해서 욕하는 거면 더이상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평한 바. 경쟁을 펼치는 동료 래퍼들의 반응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실 방송 초반 또래 참가자들은 김동현을 두고 금수저라 조롱하기 바빴다. 그러다 김동현의 무대가 거듭되고 실력이 증명되자 그를 향한 시선은 바뀌기 시작한 것. 지난 18일 방송된 '고등래퍼'에서의 무대가 결정적이었다. 제시와 호흡을 맞춘 그는 무대를 제대로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카리스마를 뽐냈다.
특히 무대 중간 “할 말 있으면 제 앞에 와서 하세요”라고 말하며 현장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는 모습은 상징적이었다.
MC그리의 출연은 ‘고등래퍼’의 취지와도 직결된다. 이 프로그램은 ‘래퍼’라는 꿈을 향한 고등학생들의 순수한 열정과 패기를 방송 전반에 담아내면서 힙합의 부정적인 부분들을 상쇄시키고 있다. 디스가 난무하고,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는 ‘힙합’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확실히 이바지 하고 있다.
자신을 향한 비난과 조롱의 목소리를 극복하고 자신의 꿈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MC그리. 도금을 벗겨내는 작업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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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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