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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풀뿌리를 키우자]③지도자들,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야구계 전체가 반성해야 한다”. 야구계 원로인 김응룡 초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이 2017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야구가 안방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은 후 밝힌 지적이다. 프로와 아마 모두 한국야구가 재도약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할 시점이다. OSEN은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디딤돌이 될 미래의 주인공들을 어떻게 키워나가야할 것인지부터 야구계와 함께 고민하기 위해 ‘풀뿌리 야구’를 긴급진단해본다. [편집자주]

지난 2월 쌀쌀한 날씨 속 경기도 분당의 한 리틀야구장. 유소년 2개팀 선수들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경기 중 한 팀의 한 선수가 실수를 했다. 그러자 이닝이 종료된 후 그 팀의 감독은 그 선수를 불러 호되게 질책을 했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체벌까지 가하면서…. 그 자리에는 학부모들은 물론 다른 야구 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는 있었지만 그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린 선수를 심하게 혼을 냈다.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한 야구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보는 앞에서 너무 심하게 나무래서 보는 내가 민망할 정도였다. 학생을 가르치는 감독에게 아이를 맡긴 학부모들이 말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것이 엿보였다”면서 “예전처럼 스파르타식으로 선수들을 가르치는 시대는 지나갔다. 아무리 경기 출전 여부 결정권을 가진 감독이라지만 실수에 대해 경각심을 주고 재발 방지법을 차분하게 알려줘야 하는 것이 올바른 지도법이다. 한국야구 뿌리가 튼튼해지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의 인식이 하루 빨리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야구학교 이상일 교장도 이 같은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교장은 “우리 어린이팀 선수들을 지도하는데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칭찬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어린 선수들은 질타보다는 칭찬을 해주면 성장 속도가 훨씬 빠르다”며 지도자들의 지도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이따금씩 따끔하게 말로 혼을 내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칭찬 위주의 교육법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다.


일선 지도자들 대부분은 이런 ‘칭찬 지도법’에 대해 찬성을 표한다. 하지만 ‘성적 지상주의’ 때문에 선수들을 빠르게 지도하기 위해 체벌이 가끔씩 뒤따른다고 한다. 팀성적을 내지 못하고 선수들 실력이 빨리 성장하지 못하면 학교와 학부모들로부터 해고내지는 비난을 받는 다는 것이 일선 지도자들의 해명이다. 감독들은 팀성적과 개인성적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한다. 성적을 내야 대학교 등 상급학교 진학이나 프로지명 등을 받을 수 있기에 선수보호 보다는 성적에 더 연연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흔히 야구 지도자들은 자신의 지도법이 최고라고 믿는다. 중학교 감독은 초등학교 출신 신입생이 들어오면 “너 어디서 야구 배웠냐”며 초등학교나 리틀야구 지도자들의 지도법을 무시하는 것을 비롯해 프로 지도자들조차도 “너 어디서 야구했냐”며 아마야구 지도자들의 지도법을 은근히 깎아내리는 경우가 꽤 있다.

이런 현실에 대해 김응룡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반성해야 한다고 한다. 김 회장은 “아마추어에서 선수들을 양성하지 못한다고 말하는데 프로 감독과 지도자들의 책임도 있다. 고교 유망주들이 프로에서 몸이 고장나고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프로에서 제대로 못 키운 것”이라면서 “이참에 야구인들 전체가 서로 책임감을 갖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각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마와 프로 지도자들의 인식 전환을 위해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 부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지도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문닫은 베이스볼아카데미를 부활해서 강화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 문제가 있는 지도자는 제재를 가하는 등 현장 지도자들에게 신상필벌을 확실하게 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지도자 양성 코스였던 베이스볼아카데미는 수년간 지속돼 오다가 근년에 이런저런 이유로 문을 닫았다.

지도자들의 선수 지도법과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져야만 한국야구의 뿌리도 탄탄해질 수 있다.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훌륭한 지도자들이 많아질 때 훌륭한 선수들이 더 많이 배출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박선양 OSEN 스포츠국장 sun@osen.co.kr

[사진]김응룡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WBC 실패를 계기로 야구계 전체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선 지도자들의 인식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사진은 김인식 WBC 감독 응원차 방문한 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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